KIA 이범호 감독 "특별한 부상은 아니지만 컨디션 조절" 결단
2007년 첫 맞대결 8이닝 2실점한 류현진이 양현종에 판정승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쌍두마차 류현진(37·한화)과 양현종(36·KIA)의 선발 맞대결이 무산됐다.
양현종은 18일 LG와 광주경기에서 왼쪽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5이닝만 던진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당시만 해도 양현종은 "팔꿈치가 약간 저린 느낌이었는데 트레이너가 풀어주니 괜찮아졌다"고 했다.
양현종. [사진=KIA] |
19일 서울 영등포구 CM병원에서 받은 정밀 검진에서도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순 피로누적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양현종은 KIA 이범호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등판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감독은 양현종의 고집을 꺾고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양현종이 2014년부터 매년 170이닝 이상을 던져온데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한 조치다.
이에 따라 23일로 예정됐던 류현진과 양현종의 광주 빅매치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두 선수는 2007년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류현진은 8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1.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양현종에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선발 로테이션을 두 번 거른 뒤 열흘 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이미 이의리와 크로우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상태다. 양현종이 네일과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상태에서 혹시라도 양현종이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올 시즌도 91.2이닝을 소화했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이 던졌다. 최근엔 투구 중 골반에 무리를 느끼기도 했다.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동안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해 온 양현종이지만 그의 투구이닝은 매년 이슈가 돼왔다.
류현진. [사진=한화] |
반면 류현진은 시즌 초 부진을 딛고, 괴물의 위용을 되찾은 상태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류현진은 18일 키움과 청주경기에서 올 들어 최다인 8이닝을 던져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5경기에서 3연승을 거뒀고, 31이닝동안 1자책점(3실점)만 내줘 평균자책 0.29로 전성기를 능가하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현종으로서도 17일 끝난 올스타 투표 나눔올스타(KIA·LG·NC·한화·키움) 선발투수 경쟁에서 류현진에게 간발의 차로 역전패한 빚을 청산해야 할 무대였다.
팬들의 관심을 모은 23일 맞대결은 무산됐다. 그래도 실망하긴 이르다. 양현종이 복귀한 뒤 류현진과 다시 맞붙게 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기 때문이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