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뉴델리 등 인도 북부 지역이 폭염 등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인도 국가 신용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로이터 통신과 더 이코노믹 타임즈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는 물 관리와 관련된 위험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인도는 주요 20개국(G20) 중 물을 포함한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열악하다"며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의 핵심 요소"라고 짚었다.
무디스는 "물 공급 감소는 농업 생산과 산업 운영을 방해해 식량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관련 기업과 지역 사회의 소득 감소를 초래하면서 사회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인도 성장의 변동성을 악화시키고 경제가 충격을 견딜 수 잇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석탄 발전소와 철강 제조 부문이 물 부족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석탄 발전소와 철강 제조 부문은 생산에 있어 물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라며 "물 부족이 심화하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수익 창출을 방해하여 신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화력발전소는 인도에서 물 소비가 가장 많은 부문이다. "물 부족이 심화한 가운데 가뭄이 발생해 식수 확보가 기업용수 공급보다 우선 순위에 높이게 되면서 물 부족 지역의 석탄 발전소는 운영 중단에 직면할 수 있다"고 무디스는 짚었다.
무디스는 경제 발전과 함께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경험하고 있는 인도가 제한된 수자원으로 인해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2022년 기준 산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25.7%로 주요 20개국(G20) 신흥시장 평균치인 32%를 밑돌고, 도시 거주자가 전체의 인구의 36%로 G20 신흥시장 평균치인 76%에 크게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산업화 및 도시 확장 추세가 기업과 주민들 간의 수자원 확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연평균 물 가용량은 2021년 1486㎥에서 2031년 1367㎥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 가용량이 1700㎥미만이면 물 부족을 의미한다.
[뉴델리 로이터=뉴스핌] 폭염이 이어진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한 남자가 호스로 물을 마시고 있다. 홍우리 특파원 = 2024.06.20 hongwoori84@newspim.com |
한편 델리를 포함한 인도 북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델리 지역 주민은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뉴델리를 관할하는 델리 주정부 수자원 담당 장관은 인접한 주(州)들이 약속한 만큼의 수량을 방류하지 않아 수주간 식수난이 야기됐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아티시 마를레나 싱 델리주 공공업무부 장관은 21일 항의성 단식을 시작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연방정부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까지 썼지만 헛수고였다"며 "2800만 주민의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만 마시고 음식은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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