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비농업 신규 고용 20만6000건 기록
정부 일자리가 3분의 1 이상 차지
4~5월 수치도 상당 폭 하향 조정
시장,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75%로 반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실업률도 오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최근 재개된 인플레이션 완화와 고용시장의 둔화는 금리 인하 개시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을 강화할 전망이다.
미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6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20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인 20만 건을 소폭 웃도는 수치지만, 5월 수정치 21만8000건보다 둔화했다. 실업률은 4.1%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공개된 고용 보고서는 전방위적으로 여전히 견조하지만 둔화하고 있는 고용시장을 보여줬다. 4월과 5월 신규 고용 수치는 기존 발표보다 총 11만1000건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일자리 증가는 월평균 17만7000건으로 1분기 26만7000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연준이 주목하는 시간당 평균 임금의 전년 대비 상승률도 3.9% 오르는 데 그쳐 지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더딘 오름세를 보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시간당 평균 임금이 3.0~3.5%로 올라야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6 mj72284@newspim.com |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고용시장은 겉보기보다 더 약했다. 정부 일자리는 7만 개 늘어 6월 다른 어느 부문보다도 많은 고용 증가를 이뤘다. 비농업 부문 전체 고용 중 3분의 1 이상이 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난 12개월간 정부 일자리 증가는 신규 고용 중 23%를 차지했다. 반면 민간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은 부진했다. 최근 몇 년간 고용 증가를 주도해 온 레저 및 숙박업의 일자리는 7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직 및 경영 서비스, 소매업, 제조업, 임시직 일자리는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고용 증가의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임시직 일자리는 6월 중 4만8900개나 감소했는데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6월 예상보다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여러 요소가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많은 일자리의 원천이었고 이전 달 수치가 하향 조정됐으며 실업률 상승도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닉 벙커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6월 지표에는 고용 시장 둔화 조짐이 넘쳐 흐른다"면서 "오늘 보고서는 고용 시장의 온도가 여전히 즐길 만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한다면 불편할 정도로 냉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고용 지표 발표 후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75% 이상으로 반영 중이다. 시장은 연준이 9월에 이어 12월에도 또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 5.25~5.50%에서 연말 4.75~5.00%로 낮아진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루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2분기 고용 완화와 실업률 상승, 성장 둔화 경로 등 최근 지표는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화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분명히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하고 지표가 계속해서 완화하면 9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연준은 금리 인하에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둔화를 반기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행사에 참석해 미국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 경로로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의 오는 9~10일 의회 청문회 참석을 앞두고 공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고용시장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은 오는 11월 5일 미 대선이라는 정치 이슈를 안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올해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와 대선에서 맞붙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민주당을 도우려 금리를 내리려고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이 정치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대선 전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칼라일 그룹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대선 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 4월 스탠퍼드대에서 연설에 나서 선거가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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