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 연구소 '북핵과 미국 대선' 보고서
"트럼프, 北과 직접 외교 나설 것...북핵만 용인해주는 배드 딜 우려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승리로 재집권할 경우 북한과 의 직접 외교를 통해 북핵을 용인할 수 있고, 한국에는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를 허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루 여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에 매파적인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과 달리 북한과의 직접 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에도 개인적 유대를 이어왔다"면서 "트럼프는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전 세계 비확산 원칙을 포기하고 (한반도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업적에 대한 욕심을 지니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북한으로부터) 실질적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북한의 핵체제만 용인하는 '배드 딜(잘못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트럼프 체제가 들어서면 북한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설치하는 문제가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가로 북한과의 국교 수립과 경제 지원, 주한 미군 축소 등을 평양 당국에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북한과 직접 외교와 협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동맹을 희생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주한미군 감축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제안했으며, 이는 김정은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북한에 대한 태세를 훼손하고 억제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평양과의 직접 외교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울 당국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면서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전제 조건없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기존 노선에서 큰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 선임연구원은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든지, 북핵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이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포함한 동맹과 강고한 연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한반도 문제에 있어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를 통해 "최소한 북중러 밀착은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