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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지시로 쌀 옮기고 북한군에 총살…법원 "국가유공자 아냐"

기사입력 : 2024년07월15일 07:00

최종수정 : 2024년07월15일 07:00

국가유공자 등록거부처분 취소소송 패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6·25 전쟁 당시 쌀을 옮기는 부역에 동원됐다가 북한군에 총살된 자에 대해 국가유공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국가보훈부의 결정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유공자 등록거부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앞서 A씨는 6·25 전쟁 당시 사망한 부친에 대해 지난 2022년 2월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으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록거부처분을 받았다.

A씨 측은 "망인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마을 공용창고에 불을 지르겠다고 해서 국군의 지시로 공용창고에 보관 중인 쌀을 옮기는 작업을 했고, 이후 마을을 습격한 북한군에게 처형당했다"며 "망인은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 중 사망한 사람으로 국가유공자법 제74조 전몰군경 또는 순직군경에 해당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부친에 대한 국가유공자 등록거부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1950년 10월경 6·25 전쟁에 참전했음을 확인하는 참전사실확인서가 발급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만으로는 망인이 '전투, 이에 준하는 행위' 또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적인 관련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에 사망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일부 인우보증인은 망인이 사망 수일 전 국군의 요청을 받고 마을 창고의 쌀을 옮겨주었으며 그로부터 며칠 후 집에서 잠을 자다가 잡혀가서 처형당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보증인은 망인이 교회 교인이라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망인이 전투 또는 이와 관련된 행위 중 사망했다거나 군수품을 보급하고 수송하는 등의 지원행위 중 사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망인이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이 아닌데 군부대나 경찰관서의 장에 의해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를 위해 동원 또는 채용된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망인이 국가유공자법상 보상대상이 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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