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에 대한 트럼프 관심 크지 않아 印으로서는 부담↓
印·中 갈등 속 美의 對中 규제 강화는 印에 유리
이민 정책이 미국 내 인도인들에 불리한 영향 미칠 수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우위를 확보해 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집권 2기가 인도에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 더 이코노믹 타임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담한 상황을 겪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생존 기술로 강한 인상을 남긴 가운데 인도가 직면해야 하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인도에 이로울 것인가'"라며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해 등을 살펴보면 트럼프 당선이 인도에 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매체는 우선 러시아와 인도 간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비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모디와 푸틴이 포옹하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인도는 최대 무기 공급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희생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인도와 러시아 관계를 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체에 따르면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1기 당시 인도와 미국 간 관계가 양호했다"고 발언했다. "모든 관계에서처럼 일부 문제가 존재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 집권 기간 양국 관계가 성장했는가 묻는다면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미국은 지금처럼 인도가 러시아와 거래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 기간 발언을 봤을 때 트럼프 취임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나토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대통령이던 당시) 푸틴 대통령과 잘 지냈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대러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 역시 인도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일례로 부통령 후보로 지목된 J.D. 밴스는 지난 15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미국이 진정 집중해야 할 문제는 중국"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최대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매체는 "당선 뒤 트럼프는 자국 경제 부진에 직면해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무역, 기술 이전, 대만 및 남중국해 등 다양한 문제를 놓고 일련의 '작은 전투(mini battles)'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는 또한 규제 기관에 투명성 논란이 있는 미국 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주문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에 상장 중인 중국 기업 265개의 시가총액은 작년 1월 초 기준 8480억 달러(약 1171조원)에 달했다"며 "높은 실업률을 포함한 중국의 경제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몇몇 지역에서 심각한 소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현재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2020년 6월 인도 북부 국경 지역에서 인도 군대와 중국 군대가 충돌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와 함께 미국을 의식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탈(脫) 중국'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트럼프의 당선이 인도에게는 편안한 시나리오다. 매체는 "인도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의 인권 문제, 특히 '시민권 개정법(Citizenship Amendment Act)'과 마니푸르 사태, 또한 미국 영토 내에서의 시크교도 암살 시도에 관한 인도의 개입 여부를 의심하는 데 불만을 가져왔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그간 인권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인도가 트럼프 당선 뒤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민 정책이다. 매체는 "트럼프의 이민 정책은 미국 내 인도 학생들과 정보기술(IT) 근로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인도 IT 기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을 도와 중국을 견제하는 대가로 인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양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뉴델리 로이터=뉴스핌] 2020년 2월 인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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