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감, 국제유가 큰 폭 상승
전문가, 원유 시설 타격 없으면 일시적 급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31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 중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55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2.02달러(2.70%) 오른 76.76달러에 거래됐다. WTI는 장중 3% 넘게 상승하며 77.58달러까지 레벨을 높였다. 같은 시각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은 1.92달러(2.44%) 전진한 80.5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상승은 하마스 1인자의 암살이 중동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진행됐다. 이란과 하마스는 하나예가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몇 시간 후 암살됐다고 확인했다. 카타르에서 주로 활동해 온 하니예는 중재국을 통해 진행돼 온 가자지구 휴전 간접 협상에 참여해 왔다. 하니예의 암살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힌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는 입장이다.
한 남성이 31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암살된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의 사진을 걸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8.01 mj72284@newspim.com |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하니예의 암살이 이번 전쟁을 새로운 차원으로 가져갈 것이며 중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하마스 지도자의 죽음에 보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측은 하니예 암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3% 넘게 상승하던 WTI는 미국의 원유 재고 지표 발표 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43만6000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160만 배럴의 감소를 예상한 시장 전망보다 가파른 위축세다. 휘발유 재고는 366만5000배럴 감소했으며 정제유 재고는 150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원유 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이 없다면 이날 급등세가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영국 런던의 독립 석유 분석가인 고라므 샤마는 "밤사이 사건과 높은 지정학적 위험은 단지 벤치마크 유가 하락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뿐"이라며 "석유와 가스 인프라가 타격을 받지 않는 한 최근 급등세는 지속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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