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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핵심은 반도체"...중국 車업체들 앞다퉈 자체 개발

기사입력 : 2024년08월02일 15:10

최종수정 : 2024년08월07일 09:13

니오, 5나노 드라이빙 칩셋 개발 성공
컴퓨팅 성능 1000TOPS급의 AI 반도체
샤오펑, 리오토, 지리차, 비야디 등도 잰걸음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중국의 자동차 업계에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업체가 다수 존재한다. 중국의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BYD)는 일찌감치 2011년에 반도체 자회사를 설립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 사용해 오고 있다. 지리(吉利)자동차 역시 2018년부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니오(웨이라이, 蔚來), 샤오펑(小鵬), 리오토(리샹, 理想) 등의 신흥 전기차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 조달 비용을 낮추고, 공급망에서 더욱 강한 장악력을 갖추기 위한 차원에서 반도체 자체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자립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개발 관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AI(인공지능)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중국 내에서는 자동차 업체의 자체 반도체 개발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자동차의 스마트 드라이빙 시스템을 위한 반도체는 센서 데이터 처리, 이미지 식별, 시나리오별 실시간 반응 등의 작업에 최적화되어야 한다. 자동차 전용 반도체가 아닌 범용 반도체를 자동차용으로 사용하면 자동차용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내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스마트카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한다면 이 반도체는 범용 반도체에 비해 성능이 더욱 우수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게다가 향후 스마트카를 넘어서 자율 주행차의 시대가 다가온다면 차량용 반도체는 더욱 고도화되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반도체를 장악하는 업체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미래 경쟁에서 기술적인 우세를 점하겠다는 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 정부 지원과 미국 제재 공포감도 자체 개발 동력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스마트 드라이빙 칩으로 주로 엔비디아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업체들을 자체개발의 길로 내몰고 있다. 엔비디아 칩은 원가가 상당히 높다. 이에 더해 중국 업체들에게는 미국이 언제라도 제재를 강화해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반도체 개발은 난이도가 높으며 상당한 수준의 R&D 비용을 소요한다는 차원에서 어려움이 많다. 업계에서는 28나노 칩의 개발비는 5130만 달러이며, 16나노 칩은 1억 달러로 높아지며, 7나노 칩은 2억 9700만 달러, 5나노는 5억 4000만 달러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반도체 제작에 성공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해당 반도체는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까지를 동시에 개발해 내야 한다. 연관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정상급 전기차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하에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니오가 개발한 5나노 공정 스마트 드라이빙 칩인 NX9031의 소개 이미지 [사진=니오]

◆ 니오, 5나노 차량용 반도체 개발 충격

최근 니오가 5나노 공정의 스마트 드라이빙 전용 칩셋을 개발해냈다고 발표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니오는 7월 27일 상하이에서 개최한 '니오 이노베이션 대회'에서 스마트 드라이빙 칩인 NX9031을 공개했다.

니오의 창업자이자 CEO인 리빈(李斌)은 "5나노 공정의 NX9031을 개발해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에 테이프아웃(반도체 설계도를 전송)했다"고 발언했다. NX9031은 테이프아웃 성공 후 제품 테스트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어 내년 1분기 양산될 예정이며, 니오의 플래그십 세단인 ET9에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테이프아웃 대상 파운드리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혹은 대만의 TSMC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는 5나노 공정을 수행해 낼 역량을 갖추지 않고 있다.

니오의 소개에 따르면, NX9031은 5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하고 있으며, 높은 성능의 32코어 CPU(중앙처리장치)를 포함하고 있다. 칩에는 자체 개발한 이미지처리장치(ISP)가 탑재돼 있다. 해당 ISP는 6.5G Pixel/s의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처리 지연 시간은 5ms(밀리초) 미만이다. 특히 NPU(뉴럴 프로세싱 유닛)도 칩에 포함돼 있어서 대규모 데이터의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리빈 니오 CEO가 7월 개최한 니오 이노베이션데이에서 발언자로 나서서 5나노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을 개발했음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니오]

◆ 연산력 1000Tops급으로 AI칩에 비견

리빈 CEO는 "자체 개발한 칩 하나로 현재 업계 주력인 스마트 드라이빙 칩 4개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니오 칩셋이 연산력 1000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가 넘는 칩을 경쟁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니오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운영체제인 스카이OS를 함께 공개했다. 리빈 CEO는 "스카이OS는 4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완성됐으며, 고대역폭, 저지연, 높은 컴퓨팅 능력, 이종 하드웨어, 교차 영역 융합, 고신뢰성, 정보 보안 등의 기능을 갖췄다."

리빈 CEO는 "스마트카의 핵심인 운영체제와 칩을 자체 개발한 만큼 향후 스마트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춰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니오는 이미 2020년에 800명이 넘는 규모의 반도체 설계 조직을 꾸렸다. 지난해 9월에는 NX6031이라는 이름의 레이저 라이다 메인 칩셋을 발표한 바 있다. 리빈 CEO는 "NX6031은 업계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수준급의 성능을 갖췄다"며 "현재 NX6031을 통해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샤오펑 역시 스마트카 칩셋 개발 완료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샤오펑과 리오토 역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샤오펑은 니오와 비슷한 시기인 2020년에 반도체 사업부를 조직했다.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 역시 최근 파운드리에 테이프아웃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펑이 개발한 칩셋은 스마트 콕핏과 스마트 드라이빙 관련 연산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오토는 니오와 샤오펑보다는 늦은 지난해 자체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개발팀 인원은 약 200명이다. 리오토는 '슈마허'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드라이빙 칩셋을 개발하고 있으며, 첫 번째 칩을 올해 내에 테이프아웃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오토가 개발 중인 반도체는 칩렛(Chiplet,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후공정 기술)을 적용해 컴퓨팅 역량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자동차의 반도체 계열사인 신칭커지가 2022년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캡처]

◆ 지리차는 ARM과 함께 반도체 개발

지리자동차는 2018년 계열사인 신칭(芯擎)커지를 설립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신칭커지는 스마트카 솔루션 업체인 이카엑스(亿咖通科技, ECARX)가 ARM 차이나와 공동으로 설립한 반도체 업체다. 이카엑스는 리수푸(李書福) 회장이 2017년 설립한 차량용 스마트 솔루션 업체다.

신칭커지는 2022년 말 7나노 공정의 '룽잉(龍鷹)1호(SE1000)'라는 이름의 차량용 반도체를 출시했다. 이어 신칭커지는 올해 연말에 7나노급 고급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인 AD1000을 출시할 예정이다. AD1000에 장착된 NPU의 컴퓨팅 능력은 256TOPS다. 여러 칩들이 동시에 구동하면 최고 1024TOPS의 컴퓨팅 능력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은 L4급 자율 주행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칭커지 측은 7나노급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 칩렛 방식을 사용해 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제조비용을 절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이 지난 3월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 R&D 투자액이 한화로 약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바이두 캡처]

◆ 비야디는 2011년부터 반도체 사업

비야디는 자회사인 비야디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통해 2011년부터 자체적으로 전력반도체인 IGBT(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당 업체는 2017년 완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비야디는 배터리 보호 칩, 전원 관리 칩,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이미지 칩 등을 생산하고 있다.

비야디는 이와 함께 자율 주행 칩도 개발 중이다. 다만 비야디의 자율 주행 칩은 컴퓨팅 능력 8TOPS가량의 저사양 칩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칩은 특정한 분야의 컴퓨팅에 사용될 수 있다.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하다. 비야디의 주력 모델인 10만 위안~20만 위안의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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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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