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관계 클레믈레프 IBA 회장 "바흐 위원장, 당장 물러나라"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앙숙 관계였던 국제복싱협회(IB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갈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IBA는 웰터급 16강전에서 XY염색체를 가진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에게 46초 만에 기권패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에게 올림픽 금메달 상금에 준하는 5만 달러(약 6800만원)의 지원금을 수여한다고 3일(한국시간) 발표했다. 또 카리니가 속한 연맹과 코치에게도 각 2만50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우마르 클레믈레프 국제복싱협회(IBA) 회장. [사진=IBA] 2024.08.03 zangpabo@newspim.com |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왜 그들(IOC)이 여자 복싱을 사망의 길로 들어서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춘 선수만 링에 올라야 한다. 카리니의 눈물을 그냥 두고 볼 수만 없었다"며 돈을 주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IBA는 칼리프와 동일하게 'XY 염색체'를 가진 린위팅(대만)에게 패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즈베키스탄)에게도 지원금을 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클레믈레프 회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현 집행부를 "스포츠계의 창녀들"이라고 맹비난하며 "당장에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젤라 카리니(왼쪽)가 2일 복싱 여자 66kg급 16강전에서이마네 칼리프에게 기권패한 뒤 인사도 나두지 않은 채 링을 떠나고 있다. 2024.08.02 zangpabo@newspim.com |
그는 "바흐의 재임기간 동안 IOC는 올림픽 파트너십과 중계권 계약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지만, 위대한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커뮤니티는 최악의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IOC는 IBA가 심판 편파 판정, 재정난, 승부조작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다면서 산하 국제기구로서 지위를 박탈했다. 이에 따라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은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 파리복싱유닛(PBU)이 주관하고 있다.
아울러 IOC는 각국 복싱연맹이 새로운 국제연맹을 창설하지 않으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복싱을 정식 종목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잰더 갈등에 대처하는 두 단체의 현격한 시각차도 서로가 반목하게 된 원인이다. IOC는 지난해 IBA가 XY 염색체 선수들을 실격 처리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