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국에서 지난주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거짓 정보가 온라인상에 공유되면서 촉발된 극우 폭력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주요 도시에서 경찰 공격, 상점 약탈, 이슬람 사원 공격 등 폭력 시위가 발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댄스 교실 흉기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 하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망명 신청자 보호 시설로 알려진 잉글랜드 로더험에 있는 한 호텔에 시위대가 난입을 시도하면서 호텔 창문이 깨지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일 밤 잉글랜드 전역에서 폭력 시위에 가담한 약 150명이 체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0여 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시위가 지속되면서 체포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부터 산발적으로 발생한 시위는 지난 2일 밤부터 런던을 비롯해 리버풀, 브리스톨, 맨체스터, 블랙풀, 북아일랜드 벨페스트 등에서 본격화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시위가 13년 만에 영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력 시위라고 진단했다.
시위의 발단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는 거짓 정보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의 17세 남성 피의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소문인데, 이는 반무슬림과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퍼 나른 거짓 정보란 설명이다.
이번 소요 사태로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위기에 봉착했다.
스타머 총리는 4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소요 사태에 직접 가담했거나 온라인에서 무질서를 조장한 이 모두 후회하게 할 것"이라며 "이런 폭도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내무부는 이슬람 사원들에 새로운 긴급 보안 시스템을 도입해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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