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병원 10곳, 올해 의료수익 1조2600억 감소
정부, 건보재정 투입 미봉책 한계…근본대책 시급
현장·전문가 "건보 투입 한계"...특단의 대안 필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사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련병원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특별한 대안이 없어 건강보험 재정만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2∼5월 국립대 병원 10곳의 의료수익은 1조26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5월 말을 기준으로 이들 병원은 1420억700만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적정 보유액인 3999억원의 35.5% 수준에 불과하다.
대전 충남대병원도 991억원의 자본금에 자본총계 97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이다. 세종 충남대도 누적결손이 2000억원 이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자본이 손실로 인해 자본총액이 영(0)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발생한 적자를 회복되기도 전에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운영 어려움이 덮쳐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충남대병원] |
보건복지부는 병원의 경영난 해소를 막기위해 단기·장기 대안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수련병원에 대한 건강보험 선지급 지원 계획을 보고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기관 수술·입원 등이 감소해 운영의 어려움이 있으면 전년 동월 급여비의 일정 규모를 선지급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장기 대안은 복지부 산하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개편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사업을 통해 수술 수가를 올려주고 응급 당직에 관한 수가를 신설하면 병원의 경영 상태가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윤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부 몇 개 병원에서 과부하가 걸려 대체 인력을 투입한다든지 신규 채용을 통해 정상화하는 병원이 있다"며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화해서 중증은 권역으로 가고 중증이 아닌 분은 지역 병원으로 가는 차원의 방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과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이 안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사집단행동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건보 재정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개편과 의료체계효율화가 완성되려면 몇 개월은 더 걸릴 예정인데 병원과 현장이 버틸 수 없어 정부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부가 전공의와 소속 수련병원에 내린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명령을 철회한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6.04 choipix16@newspim.com |
익명을 요청한 지역의 국립대 의대 교수는 정부의 방안에 대해 "코로나19 때부터 이어진 적자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모르겠다"며 "흑자를 만들 방법은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국민의 반발이 심할 것이고 세금을 투자해 빚을 갚아줄 수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했다.
국립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 때만큼 올해 적자가 쌓일 예정"이라며 "전공의뿐 아니라 교수들도 사직해 적자는 더 많이 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계속 재정을 투입하는 데 계속 투입할 순 없다"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당장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적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병원에 채용 수가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