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돌봄인력 부족해 필리핀 가사관리사 데려왔는데…시장파악도 못 한 정부

기사입력 : 2024년08월14일 11:55

최종수정 : 2024년08월14일 11:55

저출산위, 지난 4일 '육아도우미 시장 현황 파악' 연구용역 발주
국내 가사·육아도우미 11만명…여가부·노동부 시장파악도 못해

[세종=뉴스핌] 이정아·양가희 기자 =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오는 9월부터 서울 시내 가정에 투입되는 가운데 정부가 민간 육아도우미 시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내 돌봄시장은 가사와 육아가 확연히 분리돼 있는데,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을 논의할 당시 주먹구구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4일 민간 육아도우미(아이돌봄) 시장의 수요와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육아도우미 시장 현황 파악 및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저출산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돌봄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정부로서는 이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연구용역을 발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인해 부족한 돌봄인력을 공공서비스로 확대할지, 민간과 연계할 지 살펴보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 수는 지난 2019년 15만6000명에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4만명 급감했다. 또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 중 92.3%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나면서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문제는 연구용역 발주 시점이다. 저출산위가 연구용역을 발주한 4일은 필리핀 가사관리사 국내 입국 이틀 전이다. 이는 정부가 국내 돌봄시장 현황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추진했다는 뜻이 된다. 시장 규모가 제대로 관측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육아 도우미 인력을 섣불리 투입했다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외국인 인력 유입은 돌봄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내국인 중·고령 여성 일자리 잠식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정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 이번 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 도입의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도 국내 돌봄시장 현황 파악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내국인 가사·육아 서비스 종사자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대부분이 50세 이상 고령층으로 돌봄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 관계부처 합동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외국인 육아도우미 인력이 투입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돌봄은 여가부의 '아이돌보미 가정 파견 지원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맞벌이 가정 등 만 12세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민간돌봄으로는 유료직업소개업체, 서비스 매칭 플랫폼 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민간돌봄 시장 부분은 통계청과 노동부의 고용동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 이전에는 부처 간 국내 돌봄인력 현황 파악을 위한 논의가 전무했다. 저출산에 대응하는 정부부처 간 소통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은 "아이돌봄 산업 종사자와 가사도우미는 완전히 분리된 영역으로 여가부와 고용부가 각각 맡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전체적인 산업규모나 시장이 파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국내 육아도우미 시장에 대한 연구가 늦었다"며 "앞으로 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가 더 확대될 텐데 국내 시장도 파악하지 않은 채 정책을 추진하면 나중에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외국인 가사인력 확대 방안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나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필리핀 가사관리사 인력이 들어오게 된 이유는 국내 돌봄공백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과연 모든 돌봄공백을 채울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정부가 가사와 육아를 합친 기존의 돌봄인력 데이터만 보기보다 가사와 육아를 구분해 접근했으면 조금 더 효율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서울시]

plu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