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호 교수 "한국 소설사의 중요한 계보 이을 작품"
2년전 지병으로 작고...뒤늦게 문단에 알려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토속적이면서도 걸직한 입담으로 한국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고(故) 방영웅 작가(1942~2022)의 1967년 데뷔 장편소설 '분례기'가 27년 만에 복간되어 출간됐다. 이음출판사가 사라지고 잊혀진 우리의 문학을 발굴하고 우리의 유산인 가치 있는 문학을 기록물로써 복원시키는 아카이브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재출간 된 소설 '분례기'. [사진 = 이음출판사 제공] 2024.08.28 oks34@newspim.com |
'분례기'는 1967년에 '창작과 비평'(여름호~겨울호)에 연재된 후, 1968년 홍익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마지막 1997년 친정인 창비에서 재출간 후 절판되어 현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가난하고 척박한 농촌의 현실과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의 신산한 삶의 모습을 충남 예산 지방의 풍부한 토속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고(故) 방영웅 작가는 2년전 지병으로 작고했을 때도 문단에 뒤늦게 알려졌을 정도로 모든 것이 잊혀졌던 작가였다. 그러나 '분례기'는 출간 당시에 장기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1970년대 윤정희,이순재 주연으로 제작된 영화는 대종상 영화제에서 12개상을 수상하였고, TV드라마(신영진,윤여정,윤문식,양금석 출연)로도 제작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은 소설이었다.
'분례기'는 단순한 농촌소설이 아니다. 작가는 "외람되지만 그 어떤 소설도 뛰어넘는 그런 소설임을 희망했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문학사에서 잊혀지면 안될 만한 작품적 재미를 갖추고 있다. 독특한 문체와 지역어의 재연, 민속학적 기록, 정신분석학적(무의식) 및 폭력론적 관점등 다양한 관점에서 읽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이번 '분례기' 복간에는 문화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학과) 교수가 재해석하였고, 뒤늦게나마 작가를 추모하는 아카이브 특별판으로 제작됐다. 방민호 교수는 "시간이 오래 흐르는 사이 이 문제작의 작가 방영웅에 다다르는 문학적 계보학을 설정할 수도 있는 시야가 확보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도향에서 김유정과 이효석을 지나 방영웅에 흐르는 하나의 흐름이 한국 소설사에 중요한 내처럴리즘의 계보일 수 있다"고 평했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