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사건관계자 접촉 금지·공판출석 의무 조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 회장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주거 제한과 보석보증금 1억원 등을 보석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보석 기간 중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과 동종 범행 금지 ▲공판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사건 관계자들과 접촉 금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내지 증언의 유불리를 이유로 한 인사 조치 금지 ▲출국 시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을 것 등의 지정조건을 준수하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 2023.12.01 leehs@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은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황재복 SPC 대표 등과 공모해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산하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됐다.
앞서 허 회장 측은 지난 6월 한 차례 보석을 청구했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달리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허 회장 측은 재차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10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허 회장은 "지난 3월 심장부정맥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불면증과 불안 증상으로 공황장애 약, 수면제 등 갈수록 먹는 약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허리 통증이 심해져 복대를 하지 않으면 걷거나 앉아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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