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5500만 인구 중 3분의 1이 지원 필요'...외국에 '이례적' 지원 요청
베트남 사망자는 290명 넘어, 경제에도 '충격'
태국·필리핀·라오스서도 사망자 속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슈퍼태풍 '야기'가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이로 인한 피해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미얀마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 사망자가 6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는 야기로 인한 홍수 피해로 일주일 새 최소 226명이 사망했고, 77명이 실종 상태다.
미얀마 제2대 도시인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 최근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샨주 일부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큰 가운데, 미얀마 5500만 명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주택 16만 채 이상이 파손됐고 농경지 25만 9000헥타르(ha)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재민도 24만 명가량 발생했다.
유엔(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앞서 16일 미얀마 전역에서 약 63만 1000명이 홍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내전과 홍수 등으로 통신이 두절돼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희생자도 있는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정은 외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간 내전과 자연재해에 따른 위기에도 국제사회 지원을 거부해왔으나 피해가 커지면서 이례적으로 도움 요청에 나선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야기로 인한 사망자 수가 29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재난관리청은 16일 "야기로 인한 홍수·산사태로 총 291명이 사망하고 38명이 실종됐으며 약 20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북부 여러 지방의 산업 생산이 중단됐고, 23만 5000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으며, 30만ha 이상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야기는 베트남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베트남 정부 자료를 인용 "강력한 태풍인 야기로 인해 베트남은 약 16억 달러(약 2조 1312억원)의 경제 손실을 입었다"며 "이것이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당국은 당초 올해 6.8~7%의 경제성장률을 예측했었으나 야기 영향으로 성장률이 0.15% 낮아질 수 있다며 "태풍 야기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과 비교했을 때 3분기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0.35%, 0.22%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야기로 인해 태국에서 42명, 라오스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필리핀에서는 21명이 목숨을 잃었고 26명이 실종됐다고 아세안(ASAN) 인도주의 지원 조정센터는 밝혔다.
[미얀마 로이터=뉴스핌] 태풍 야기가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가운데, 17일 보트를 탄 구조대가 침수된 미얀마 따웅우 지역을 살피고 있다.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