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폐지', '초등 지필평가 부활', '혁신학교 활성화' 등 이견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나갈 후보로 보수와 진보 진영의 단일화 기구에서 각각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추대했다. 보수와 진보 색채가 각기 뚜렷한 이 후보들은 주요 공약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27일 양측이 제시한 주요 공약에 따르면 조 후보와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초등 지필평가 부활, 혁신학교 확대 등 이슈에서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주로 조희연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을 뒤집느냐 또는 계승하느냐로 나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보수진영 단일화 후보인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으며, 같은 날 오전 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후보 확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먼저 지난 조 전 교육감 때 교권 침해를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던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두고 조 후보는 찬성, 정 후보는 유지하거나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 대신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는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권 보호 및 학부모 소통을 강화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가 존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가 도입됐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에 조례 보완은 필요하다"면서도 "학생인권조례는 존치하되, 그 안에서 보완할 부분을 찾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초등 지필평가 도입에 대해서 조 후보는 찬성, 정 후보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진단 목적의 지필평가라며 가정에서 실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AI자가 심층역량평가'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방과후학교에 선행학습을 허용해 사교육을 대체하는 수요 맞춤형 교과 강좌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조 후보의 공약은 학생 학력을 신장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초등 지필평가 도입을 반대한다. 과도한 사교육 조장 우려와 무리한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조희연 전 교육감 시절부터 기초학력 보장 부문은 예산을 매년 파격적으로 증액해 왔다"며 "이것은 진보의 가치로, 기초학력 보장은 강력하게 추진하겠지만 초등 지필평가 부활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확대와 관련해서 조 후보는 반대, 정 후보는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 교육과정을 벗어나 학교와 교사가 교육과정을 보다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학교를 말한다.
조 후보는 혁신학교는 전임 조 전 교육감의 실패라고 비판하며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 공부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로 평가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교육 정책대로 혁신학교를 비롯한 혁신 교육을 강화하겠고 밝혔다. 정 후보는 혁신 교육 성과가 시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조 후보는 방과후학교 지원금 최대 100만원 지원, 등·하원 돌봄 스테이션 신설로 부모의 등·하원 대행, 학부모의회 신설 등을 공약으로 알렸다.
정 후보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창의성 교육 강화, 역사 인식 교육 기반 마련 및 역사 교사 교육활동 적극 지원, 교권 침해 실시간 대응 체계 마련 등을 공약으로 밝혔다.
서울교육감 재·보궐 선거는 오는 10월 16일에 실시된다. 선거운동은 10월 3일부터 가능하다. 조 후보와 정 후보 모두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후보 등록은 이날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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