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27일 부원장 회의서 시장 불안과 신뢰 저해 우려
MBK파트너스·고려아연 양측 모두 "당부사항 지지·환영"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이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복현 원장이 27일 오후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한 후 이같이 밝혔다고 29일 전했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는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만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겠다"며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현안에 대해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이 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 원장의 발언이 나온 것과 관련해 MBK파트너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된 금융감독원의 당부 사항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국내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는 MBK파트너스는 부원장회의를 통해 전달된 당부 사항들을 유념하고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고려아연은 "금감원 당부사항에 깊이 공감하며 최근 발생하는 경쟁 과열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기습적인 공개매수와 매수가 인상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와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 능력을 허위로 왜곡하는 루머 유포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고려아연간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초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경영권 다툼으로 고려아연 주가가 73만원 이상으로 급등하자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26일 75만원으로 매수가격을 높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항 공개매수를 준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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