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발표
아이오닉 5에 웨이모 6세대 시스템 적용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의 실질적 발걸음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자동차가 구글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업체인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힌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분야 개발 및 투자를 심화시키고 파운드리(위탁생산)의 글로벌 초석을 놓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지난 9월 12일 발표한 GM과의 자동차 동맹에 이어 세계적인 IT 기업 구글과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며, 글로벌 완성차 회사로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변모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의 발판을 놓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자동차가 구글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업체인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차] |
현대차는 이날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번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은 안정적으로 자율주행 택시(로보 택시)를 공급받으려는 웨이모와 자율주행 분야의 지평을 넓히려는 현대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웨이모는 지난 8월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한 바 있다. 6세대 시스템에는 카메라 13대, 라이다(LiDAR, 빛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부품) 4대, 레이더 6대 등이 탑재됐다. 카메라 29대, 라이다 5대, 레이더 6대가 탑재됐던 5세대 시스템에 비해 원가를 낮추면서 인식 성능을 높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5세대 시스템을 자율주행 기술 발전의 변곡점으로, 6세대 시스템을 상용화의 터닝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현대차가 웨이모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시장 도전은 이미 5년 전에 시작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미국 자동차 기술 업체 앱티브와 함께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한 바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장 성장세가 더뎌지며 앱티브가 발을 빼고 현대차가 추가 출자해 현대차의 자회사가 됐다.
현대차가 웨이모의 6세대 시스템을 대표 EV 아이오닉 5에 장착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현대차 자율주행 파운드리의 글로벌 초석을 다지게 된다.
글로벌 자율주행의 리더인 웨이모와의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이 분야 글로벌 리더들과의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구글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업체인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은 현대차가 지난 8월 28일 개최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사진=현대차] |
현대차는 지난 8월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현대 웨이'(Hyundai Way)를 통해 자율주행 파운드리 관련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현대 웨이의 큰 전략의 하나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자율주행 차량의 인지-판단-제어를 일괄 수행하는 'End-to-End 딥러닝 모델'을 구현하고, 향후 주행 중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레벨 4까지 확장 가능한 솔루션으로 이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당시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제조 경쟁력을 활용해 다양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을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항목들을 플랫폼화해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소프트웨어 업체는 각 사에 특화된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받고 서비스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중심으로 로보 택시 서비스를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 5는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한 웨이모의 혁신적 기술 구현에 있어 이상적인 차량으로, 웨이모 원 서비스의 확장에 맞춰 새로운 제조 시설인 HMGMA에서 적기에 상당수의 차량을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면서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 판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SAE 기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은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웨이모 테케드라 마와카나(Tekedra Mawakana)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사명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속 가능성과 강력한 전기차 로드맵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더 많은 지역의 더 많은 이용자에게 완전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웨이모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