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자수첩] '압박 면접' 못 버틴 공수처, '첫 유죄' 성과까지 무너지나

기사입력 : 2024년10월07일 11:21

최종수정 : 2024년10월07일 11:21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공수처 출범 3년 만에 첫 성과" "공수처 기소 사건 첫 유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올해 1월의 마지막 날, 이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손 검사장에 대한 수사 당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잇따라 기각돼 불구속 기소했다. 또 선고를 앞두고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의 임기가 종료된 탓에 '1기 공수처는 빈손으로 끝났다'는 비판도 거셌다.

이성화 사회부 기자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당시 '고발사주' 의혹을 유죄로 판단한 건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1심 재판부는 손 검사장의 혐의 중 총선 개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 또는 위험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지만 손 검사장과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모해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던 조성은 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행위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지만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1심이 인정한 고발장 전달 사실관계는 항소심의 핵심 쟁점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를 하루 앞두고 변론을 재개하면서까지 공수처와 손 검사장 측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열린 손 검사장의 공판은 마치 '압박 면접'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공판에서 3명의 부장판사는 각자 손 검사장이 김 전 의원이 아닌 제3자에게 텔레그램으로 1·2차 고발장 초안과 관련 자료를 전송한 경우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두 사람의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유죄가 되는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한 달 전 재판부는 이미 석명준비명령을 통해 면접 질문을 양측에 제공했다. 그런데 공수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서면으로 써내고도 현장에서는 그와 다른 답변을 하거나 애매한 입장을 취했고 질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의 질문에 버티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공수처는 손 검사장이 김 전 의원에게 직접 전송한 것을 전제로 기소했다면서도 김 전 의원이 아닌 누군가에게 전송했더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양립 불가능 아닌가', '공소사실을 명확히 해줘야 피고인 방어권에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공소장대로만 판단하겠다고 했다. 손 검사장이 김 전 의원에게 직접 전송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유죄,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를 선고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이는 손 검사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판단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실형 선고가 나온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에 대해서도 유무죄가 달라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손 검사장 외에도 김형준 전 부장검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윤모 전 검사를 고소장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유죄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2기 공수처도 지난 4월 김모 경무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 외에는 별다른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만약 손 검사장에 대한 항소심 판단이 뒤집힌다면 '공수처 무용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수처 검사들이 법정에서 조금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재판부의 심층 면접에 대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shl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