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프로선수에게 승부욕은 양날의 검이다. 때로는 약이고 때로는 독이다. 지나쳐도 탈, 부족해도 탈이다. 27일 끝난 DP월드투어 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전에서 패해 준우승한 김주형은 미소로 안병훈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들어가 라커룸 문짝을 부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마도 잇단 실타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자신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27일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안병훈(왼쪽)을 축하해주는 김주형. 두 선수의 미소가 확연하게 다르다. [사진 = KPGA ] |
김주형은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 안병훈에게 1타 앞섰다. 안병훈이 버디를 잡아낸 18번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끌려갔다. 18번홀에서 치른 연장전에 김주형은 투온을 시도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 턱 러프에 걸렸다. 벙커에 다리를 고정하고 클럽을 짧게 잡은 김주형은 불안정한 자세에서 쳐야 했던 세 번째 샷이 '홈런'이 돼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18번홀을 에워싼 많은 김주형 팬들은 탄식했다.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라간 김주형은 파퍼트마저 놓치고 버디를 잡은 안병훈에 트로피를 내줬다.
PGA 투어에서 선수가 화를 못 이겨 분노를 과하게 표출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퍼트를 못 넣어 공을 주변 물속으로 던지는 일이 가장 흔히 보는 화풀이다. 자신의 클럽을 부러뜨리거나 캐디백을 발로 차는 등 자신의 장비에 분풀이하기도 한다. 김시우는 퍼터가 말을 안듣자 퍼터를 부러뜨리고 잔여 홀을 웨지로 퍼팅하기도 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다른 선수의 물건이나 클럽 회원들이 사용하는 공용 재산을 손괴하는 행동은 선수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난다. 민사상, 형사상 책임까지 따르는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대회를 주관한 KPGA 투어는 먼저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에 파손된 문짝 수리 비용을 내고 추후 김주형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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