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펀딩 하루 만에 1천여 명 참여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29일 한국계 미국인 작가 차학경의 '딕테' 개정판을 20년 만에 재출간하기 위한 단독 북펀드 진행한다고 밝혔다. '딕테'는 1982년 첫 출간된 작가의 유작이다. 1997년과 2004년 국내에서 출간됐으나 곧 절판됐다. 절판 이후 아시아계 미국 문학 연구자들과 페미니즘 연구자들이 주목, 관련 연구자 및 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모던 클래식'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딕테' 북펀드를 알리는 알라딘의 광고. [사진 = 알라딘 제공] 2024.10.29 oks34@newspim.com |
28일 시작된 북펀드는 8시간 만에 618명이 펀딩에 참여하며 펀딩 금액 1000만 원을 돌파했다. 만 하루가 지난 29일 오전 9시 기준 펀딩에 참여한 인원은 1077명, 펀딩 금액은 1700만원을 넘었다. 주 구매자는 2030 여성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UC버클리의 교수인 캐시 박 홍의 '마이너 필링스'에 자세히 소개되며 대중적으로 많은 이목을 끌기도 했던 '딕테'는 중고 도서 가격이 30만 원을 호가한다. 특히 알라딘에서 운영하는 '단 한 권 인쇄소'에서도 재출간 요청이 이어졌다. 캐시 박 홍은 "테레사 학경 차의 '딕테'는 분야를 특정할 수 없는 텍스트로 당시 시대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걸작"이라고 평했다.
'딕테'는 도입부와 9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 내용은 출간된 지 40년 이상이 흐른 지금의 주요 담론인 디아스포라, 여성주의, 다문화주의, 탈식민주의까지 아우르며 선구적 실험문학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유관순, 프랑스의 잔다르크와 성녀 테레즈, 그리스신화의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저자의 어머니 허형순, 차학경 자신 등 '여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형태 면에서 '딕테'는 자서전, 소설, 역사, 시 등 다양한 장르가 상호 텍스트적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점프 컷 등 다양한 영화 편집 기법도 차용하며 영상과 책, 영화와 문학의 경계에 있는 이 작품은 아트북과 다르게 대량 생산 및 배포를 염두에 두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며 만들어졌다.
차학경은 '딕테'가 출간된 1982년 11월 뉴욕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경비원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딕테'의 펀딩 마감은 11월 17일, 정식 출간 예정일은 11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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