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4일(현지 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은 전 만기물에 걸쳐 하락했으며,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5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대거 포지션 정리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두 차례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던 아이오와주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에 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를 축소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6.6bp(1bp=0.01%포인트) 내린 4.297%에 머물렀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은 두 달 만에 일일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며 4.3%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
금리에 더 민감한 2년물 수익률 역시 3.7bp 하락한 4.166%를 가리켰다. 이로써 2년물 수익률은 6일 만에 처음 하락하며 약 3주 만에 일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다만 이날 실시된 3년물 국채 입찰이 완만한 수요 속에 무난히 마무리됨에 따라 미 국채 수익률은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서 3년물 국채 금리는 4.152%로 결정됐다. 응찰률은 2.60배로 지난 6번의 입찰 평균치 2.57배를 웃돌았다. 로이터 통신은 미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브린 마워 트러스트의 짐 반스 채권 디렉터는 로이터 통신에 "채권 시장은 누가 이길지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선거 전에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줄고 해리스를 향한 지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제 데이터도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어 국채 수익률이 조정되고 있다"면서 "수익률이 주춤할 때도 되었지만, 내림세로 돌아선 촉매는 대선 결과에 대한 (달라진)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주 미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며 빠르게 뛰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이민, 관세 정책 등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미 국채 금리,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월 초에 비해 약 57bp 상승했다.
더불어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연이어 나온 것 역시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축소하도록 이끌었고, 이는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앞서 2일 아이오와 현지 매체 디모인 레지스터가 공개한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47%)가 트럼프(44%)를 오차 범위 내(±3.4%포인트)에서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채권 시장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다른 여러 여론 조사에서는 여전히 주요 7개 경합주에서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열리는 미 대선 이틀 뒤인 7일에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될 예정이다.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며 미 달러화도 약세다. 뉴욕 시장 오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0.05% 내린 103.89를 가리켰다.
칼 샤모타 토론토 코페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 거래가 주춤해지고 있다"며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의 압승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TD 증권의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웨이브'가 발생할 경우, 달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며 반대로 민주당 압승 시나리오인 '블루 웨이브'는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엔 환율은 152.16엔으로 전장 대비 0.54% 하락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0878달러로 전장 대비 0.41% 상승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