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로 유럽의 방위비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른 최대 수혜자 등극이 유력한 방산주들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5.74포인트(1.13%) 오른 512.37로 장을 마쳤다. 일일 기준으로 지난 9월 26일(+6.47포인트) 이후 약 6주 만에 최고 상승폭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33.12포인트(1.21%) 상승한 1만9448.60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88.21포인트(1.20%) 오른 7426.88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52.80포인트(0.65%) 뛴 8125.19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27.25포인트(1.56%) 상승한 3만4343.83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45.70포인트(0.40%) 오른 1만1597.3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산업체들의 날이었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4.33%)와 독일의 라인메탈(+3.48%)·헨솔트(5.81%), 스웨덴의 사브(+3.78%) 등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방산 섹터는 2.6%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에 올라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재정적 지원을 축소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에 지출하도록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투자회사 하그리브스랜즈다운의 통화·시장 책임자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나토(유럽 회원국)의 국방 예산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더 많은 군사 계약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호황 분위기가 일정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오늘 유럽 증시의 상승 기운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기록적인 랠리로부터 (일부) 동력을 얻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중국의 부양책은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독일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이날 오전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자극책이 부족하고 주택 시장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에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과 유럽의 각종 지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오는 13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고 14일에는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15일에는 10월 소비판매가 예정돼 있다.
유럽에서는 14일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3분기 GDP(확정치)와 독일의 10월 인플레이션이 발표된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내렸을 때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보여주는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ECB가 어떤 금리 정책을 구사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특징주로는 독일의 제약·생명과학 업체인 에보텍(Evotec)이 사모펀드 트리톤의 10% 지분 확보와 향후 인수 입찰 검토 보도가 나오면서 16.76% 폭등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탈(Continental)은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10.6% 상승, 자동차 섹터(1.5%)의 오름세를 이끌었다.
음식 배달업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는 다음달 아랍에미리트(UAE)에 탈라바트 사업을 상장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5.2% 상승했고,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대 기업인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도 3.78% 올랐다.
반면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Burberry)는 이탈리아의 몽클레르(Moncler)가 인수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가 나온 뒤 3.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