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사태 이후 첫 입장 표명 "국민께 송구"
외교부, 내부 회의 발언 이례적 공개...영문본도
국제적 신뢰 추락에 '정상화' 의지 보이려는 의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앞두고 '긴밀 소통' 강조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외교장관으로서, 국무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9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본부와 재외공관의 직원 여러분들뿐 아니라 은퇴하신 선배 동료 외교관들과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 12. 08 leemario@newspim.com |
외교부는 이날 이 같은 조 장관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외교부가 실·국장 회의 내용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외교 공백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조직을 추스르고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교부는 조 장관 발언 내용을 영문으로도 공개했다.
조 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조 장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에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조 장관은 외교적 파장과 혼란을 우려해 계엄 선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에 대한 우방국의 신뢰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상황이 매우 엄중한 만큼 우리 모두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합위기 상황으로 인해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이런 상황일수록 심기일전해 우리 외교에 한 치의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특히 한미 동맹이 흔들리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신행정부와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챙겨야 할 정책 과제와 상호 정책 조율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도 필요한 소통을 해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조 장관은 이어 "우리에 대한 우방국의 신뢰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꾸준히 진정성을 가지고 신뢰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직원들에게 "안보·경제·민생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 정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교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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