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금리 인하 여부·지정학 리스크 등에 관심 지속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의 파격적인 경기 부양 소식에 수요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1% 넘게 오르고, 금 가격도 2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17달러(1.7%) 오른 68.37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은 1.02달러(1.4%) 상승한 72.14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정치국 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공산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적극적인 재정 팽창 정책 및 통화 완화 정책을 약속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 분석가 필 플린은 "중국이 통화 완화 및 부양 약속을 이행한다면 상품 가격 호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랴오닝 신화사 = 뉴스핌 특약] 지난 2014년 1월 1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판진(盤錦)시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 랴오허(遼河) 유전에서 촬영한 일출 장면. |
중국의 경기 둔화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가 내년 4월까지 증산 계획을 연기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시리아의 알아사드가(家) 정권 몰락 소식에도 지정학 위기가 다시금 고조될 수 있다는 여전한 불안감은 유가를 지지했다.
호르헤 레온 라이스태드의 석유 부문 수석 부사장은 "지난 주말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원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중동 지역의 불안정이 고조되면 앞으로 몇 주 내지 몇 달 동안 유가에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는 주요 석유 생산국은 아니지만, 지리적 위치와 러시아 및 이란과의 관계로 인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시리아 정권 교체 이후 긴장 상황이 인접 영토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 가격은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재개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2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 오른 2685.5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전 3시 41분 기준 1.1% 상승한 2662.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최대 금 매입국이었지만,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5월에 18개월간의 매입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6개월 만에 매입을 재개했다.
TD증권 상품 전략책임자 바트 멜렉은 "중국인민은행이 금 매입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가장 중요한 (가격 상승) 요인"이라면서 "시장은 다른 중앙은행들도 중국을 따를 수 있으며 기록적인 매입이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7~18일 회의에서 25bp(1bp=0.01%p)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금 가격 상승에 보탬이 됐다. 현재 시장은 12월 25bp 인하 확률을 86%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스톤X 분석가 로나 오코넬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중단하고 신중한 메시지를 보내면 금 가격은 일시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중기적으로는 지정학 요인과 은행 스트레스로 인한 가격 순풍이 역풍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