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 반도체·철강·석유화학, 中 저가 공세에 '풍전등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돌입으로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제조업을 살릴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내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함께 보조금 축소와 '관세 폭탄' 가능성에 대외 수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현재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물량 공세에 풍전등화 위기다.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각국은 현재 반도체 전쟁 중으로, 기업이 아닌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고 있다. 정부나 국회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때, 탄핵 정국 돌입으로 관련 지원 논의가 사실상 '올스톱' 된 상황이다.
정탁윤 산업부 차장/ tack@newspim.com |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일몰 기한을 올해 말에서 3년 연장하는 내용만 통과됐다. 당초 여야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율을 5%포인트 높이고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1%에서 20~30%로 높이기로 합의했지만 탄핵 정국에 무산됐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의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된 반도체 특별법 논의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이전 국내 '산업의 쌀' 원조였던 철강산업도 현재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포항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위기다.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기계 등 주요 산업에서 철강은 가장 중요한 기초 소재이다. 철강산업은 한국 경제 발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산업 역시 해외 공장 매각 및 국내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 등 기초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란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골드만삭스가 탄핵 정국으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한국의 경제에 대한 외국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조차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을 이끌었던 한국의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도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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