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 후 '검사 지휘 감독 관리 규정 삭제' 근거
"영장 재청구시 공수처가 주체"
내란혐의 수사 49명 입건...대통령경호처 4명 추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하겠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집행지휘 공문을 경찰이 법적 논란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공수처가 해당 지휘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양측은 현재의 공조수사본부 체제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에 대한 집행 지휘는 논란이 많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위법성 등 여러 논란 생길 것 방지하기 위해 공문을 시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법적 논란에 대해 오전에 공수처 측과 통화했고, 공수처가 공문에 법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며 "공조수사본부 체제에서 계속 수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도 이날 오후 경찰 특별수사단의 브리핑 이후 입장을 내고 "본건과 같이 중대한 사건 수사에 작은 논란의 소지도 남기지 아니해야 한다는 점에 국수본과 의견을 같이 했다"며 "공조본 체제에서 잘 협의해 영장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당 지휘를 사실상 철회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백동흠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부단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수단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접수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영장 집행지휘 공문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5.01.06 mironj19@newspim.com |
앞서 경찰 특수단은 과거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지휘 감독권이 삭제된 것을 근거로 공수처의 제안을 거부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에 대한 집행 지휘는 논란이 많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위법성 등 여러 논란 생길 것 방지하기 위해 공문을 시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과거 수사 준칙에 검사의 범죄 수사 관련 사법 경찰 관리에 대한 지휘 감독 관리 규정이 있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검사들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 감독은 삭제됐다"고 말했다.
우선 특별수사단은 과거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 감독 관리 규정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대통령령이 제정되면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명시돼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가 영장과 관련해 경찰을 지휘한 사례는 없었으며 검찰이 발부받은 영장을 경찰이 대신 집행한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일임 요청에 근거로 둔 조항은 형사소송법 제81조로 구속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해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법 200조6에는 구속영장을 체포영장으로 준용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공수처법 47조는 공수처검사 및 공수처 수사관의 이 법에 따른 직무와 권한에 관해서는 법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검찰청법 4조 1항 2호 등은 예외로 두고 있다. 검찰청법 4조 1항 2호는 검사의 직무를 명시하면서 범죄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이 포함돼 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해석이 좁은 범위에서 해야 한다"며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지휘 규정 없어지면서 전제가 되는 구체적, 개별적 수사지휘권은 없어졌다"며 "공수처 검사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공수처가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냐는 질문에 "집행 주체는 공수처인게 분명하고 집행 지휘를 우리에게 일임한 건 법률적으로 문제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사건의 재이첩을 요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특수단 관계자는 "공조본 체제는 공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그 안에서 협의해서 수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로 체포영장 기한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영장 신청은 없으며 재청구할 경우 공수처에서 청구 주체로 할 것이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법원에서 문제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공조본 체제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전날 밤 공수처가 공문을 보내기 전에는 영장 집행과 관련해 사전 협의는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낼 것은 예상하지 못했으며 이러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체포영장 집행 뿐 아니라 향후 방향에 대해 협의 과정이 있었다"며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문이 접수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공문을 보낸 이후에는 공수처와 법률 검토 단계에서 의견을 나눈 것을 바탕으로 입장을 냈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당시 현장 채증도 했고, 진술도 받고 있어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에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입건된 경호처 직원은 현재까지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김성훈 경호차장, 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4명이다. 한편 이들에 대해 7일과 8일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내란혐의 관련 입건된 피의자는 이들 4명이 포함돼 현재까지 총 49명이다. 대통령실과 당정 관계자가 25명이며 군 관계자 19명, 경찰이 5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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