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장거리 합쳐 '제2의 아시아나항공' 자리 노린다
기존 경쟁 체제 붕괴 우려…"공정위 승인 쉽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명소노그룹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에어프레미아 경영권도 확보해 두 회사를 합병한 이후 '제2의 아시아나항공'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애써 만든 경영체제가 퇴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티웨이항공에 경영진의 전면 교체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요구서를 발송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분율 26.77%로 티웨이항공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의 지분율 차이는 3.3%p(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 주주로 등극할 수 있는 수준이라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들은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50%도 올해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했다. 이에 하반기에 2대 주주로 올라선 다음,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프레미아 여객기 [사진=에어프레미아] |
대명소노그룹이 두 항공사를 모두 인수하겠다는 것은 '제2의 아시아나항공'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는 통합 대한항공,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등장으로 재편을 앞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미주, 유럽 장거리 노선을 나눠 가졌다. 단거리와 장거리를 모두 갖춘 노선 포트폴리오와 두 회사 기단을 합칠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견줄 만한 규모의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
이날 기준 티웨이항공은 총 37대의 항공기를 보유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한 5대를 제외하면 32대다. 여기에 내년 말까지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총 45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용 항공기 6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3대를 추가로 도입하면 총 9대를 보유하게 된다. 두 항공사의 기단을 합칠 경우 장거리와 단거리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
소노그룹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합병 시 국내·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까지 아우르는 장거리 노선의 확보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며 "두 항공사는 중복 노선이 없다는 점을 통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양 사의 합병을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 체제가 깨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경쟁이 제한될 것을 우려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 사 합병으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을 타 항공사로 이관하기로 했다. 그 결과 티웨이항공에 유럽 노선이, 에어프레미아에 미주 노선이 넘어갔다. 그 외 단거리 노선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나머지 LCC에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체제를 갖춰 놓은 상황에서 각각 분배해 놓은 유럽과 미주노선을 하나로 합친다면, 굳이 노선을 나눠 배분한 의미가 없게 된다. 쉽게 말해 구축해 놓은 경쟁 체제가 훼손되는 셈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합병은 분배해 놓은 노선이 다시 합쳐지는 꼴"이라며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노선 포트폴리오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갖춰진 부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합병을 감독해야 하는 당국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