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건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 찬성 76.4%로 통과
고려아연, 손자회사에 영풍 지분 넘기며 '상호주 제한' 발동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25.42% 의결권 제한돼
MBK·영풍 "최대주주에 대한 부당한 제한 통한 부당한 상정"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은 23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적 공방까지 갔던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임시 주총 의장직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첫 번째 안건이었던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출석 주식수를 공개하라는 주주들의 요구에 개회 직후 진행이 지연되는 중이다. 2025.01.23 choipix16@newspim.com |
이 안건에 투표한 주식수는 총 901만6432주로, 찬성(689만6228주) 76.4%, 반대(206만7456주) 22.9%, 기권(5만2748주) 0.6%로 각각 집계됐다.
박 대표는 "의결권 있는 출석주식수의 3분의2 및 의결권 있는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1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는 복수 이사 선임 시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고 이를 1인 또는 여러 사람에게 집중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해 소수 주주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제도다.
그러나 임시 주총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의안 상정 금지 등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집중투표 방식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은 상정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개정을 먼저 성사시킨 후, 다음 주총에서 이에 따른 집중투표제 방식에 따른 이사 선임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당초 지분은 MBK 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우위에 있었으나 전날 고려아연이 공시한 '상호주 제한' 건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 안건이 가결됐다.
고려아연은 전날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 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SMC가 취득한 영풍 주식 수는 19만226주로 영풍 전체 발행 주식 수 184만2040주의 10.3%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액으로는 575억 원이다.
'상호주 제한'은 상법 제369조에 규정된 제도다. 이에 따르면 회사와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 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SMC의 취득에 따라 고려아연은 영풍 지분 10%를 초과하게 됐다. 영풍 역시 고려아연 지분 10%를 초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호주 관계가 됐다는 것이 최윤범 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박기덕 대표는 안건 상정 전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25.42%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표결 후 발언권을 얻은 영풍 측 대리인은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최윤범 회장 유지 위한 수단"이라며 "(의결권 제한)은 최대주주에 대한 부당한 제한을 통한 부당한 상정이라는 점 분명히 말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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