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 대표가 지난해 9월 당대표 연임 후 평산마을을 찾은 뒤 4개월 만이며, 올해 첫 만남이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만나 1시간 반 가량 차담을 나눴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 등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며 1월 초 새해 예방은 순연해 마련된 자리였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예방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함께 "특히 지금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에선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 길을 열어가는데 중요하다"고도 언급했음을 알렸다. 문 전 대통령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때도,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과 분열을 줄여나는 행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
이에 대해 조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도 크게 공감하고 앞으로도 그런 행보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란이 벌어져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이 매우 많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필요성을 언급, 민주당이 추경 편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제시한 추경안을 고집할 생각이 없고, 정부가 추경을 빨리 결정해주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며 추경 편성의 필요성과 빠른 집행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의 뜻에 공감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임 기간 정상회담을 하고 북미대화를 주선한 경험을 들며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했던 많은 인력들의 노하우와 지혜 같은 게 있으니,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언급하며 "우리가 적극 추진했는데 지방선거 이후 메가시티가 실종됐다. 메가시키 비전을 민주당이 적극 고민해달라"고 문 대통령은 요청했다. 더불어 "이런 관점에서 가덕도공항이나 배후 도시를 고민해주면 훨씬 더 부울경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당에서 비전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등 12·3 비상계엄 사태의 수습과 관련해서도 "국민이 위대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역할을 잘했다"면서 "문제를 조기에 수습한 것은 국민들의 힘과 야당의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주도적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론에 대한 생각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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