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 약세로 수입 약세
印 야당 "모디 정부가 '중진국 함정' 빠뜨려...6.4% 성장으로는 불충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수요 부진, 외국인 투자 감소, 루피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경제 성장률이 6.4%에 그칠 것으로 무디스는 전망했다.
30일(현지시간) 더 뉴 인디언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아디티 라만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특히 식품 가격 급등이 수요를 억제했고, 높은 이자율이 가계와 기업을 짓눌렀다"며 이 같이 말했다.
라만은 이어 "인도중앙은행(RBI)은 성장 균형·인플레이션 억제·루피 환율 방어라는 고전적인 세 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다"며 물가 안정 및 루피 환율 방어를 위해 올해 4월 이전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루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인하 주기에 돌입한 이후 약세를 띠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점쳐지기 시작했던 11월부터 급격히 절하돼 이달 초 달러당 86.7루피까지 급락했다"며 "성장하는 중산층이 국가의 수입 의존도를 높이면서 루피 약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2023/24회계연도의 4.8%에서 2024/25회계연도의 4.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급격한 금리 인하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기 위해 식품 가격 안정이 필요한 가운데, 루피 절하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우려되면서 RBI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025.01.31 hongwoori84@newspim.com |
인도 야당 역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비난했다.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최근 발표한 '2025년 경제 실태 보고서'에서 "일자리 부족, 극심한 인플레이션, 임금 정체, 심각한 소득 불균형 등으로 인도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며 "모디 정부가 인도를 '중진국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INC는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4/25 회계연도 경제 성장률이 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축하할 일이 아니다"며 "인도가 인구보너스를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8%의 성장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경제는 2.7% 성장하면서 GDP를 7870억 달러(약 1142조원) 늘렸고, 중국은 4.91% 성장하면서 8950억 달러 늘렸지만 인도는 더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GDP를 2560억 달러 늘리는 데 그쳤다"며 "GDP 성장률이 아니라 실제 성장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RBI는 당초 2024/25회계연도 성장률 추정치를 7.2%로 제시했으나 2분기(7~9월) 성장률이 5.4%로 주저 앉은 뒤 추정치를 6.6%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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