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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양성 대계] '은행 직무 54%'는 AI가 한다, 구조조정 걱정나올 수밖에

기사입력 : 2025년02월10일 14:07

최종수정 : 2025년02월10일 14:08

기존 은행원 구조조정 불가피, 피치북 작성 등 대체 시작
자산 관리, 대출 심사서도 AI 사용, 금융 범죄도 미연에 방지
AI 인력 상위 10%가 전체 인력 51%, 투자 양극화도 보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은행들이 각 분야에서의 AI(인공지능) 활용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 직무 중 54%는 AI로 인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최근 해외 은행권의 생성형 AI 활용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해외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도구를 자체 제작하는 등 AI와 은행 업무 간의 통합이 강화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CES2025에 전시된 신한은행 AI은행원, 사진은 AI번호표 2025.01.17 dedanhi@newspim.com

은행이 활용하는 AI 기술은 전통적 AI에서 생성형 AI로 확장되고 있으며, 적용 분야도 기존 대고객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대출 등 은행의 핵심 비즈니스로 확대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부분에서는 기존 로보어드바이저 등 전통적 AI의 성과가 다소 부진하자 생성형 AI의 잠재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대출 심사에서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의 정확성이 제고되면서 금융 포용도가 확대됐다.

은행들은 또한 AI 기술을 활용해 증가하고 있는 금융범죄와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을 미연에 방지해 고객의 손실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등 점차 그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AI의 활용도가 늘어가는 가운데 보고서는 은행산업이 다른 산업들에 비해 AI의 인력 대체 가능성이 특히 크다고 분석했다. 은행 직무 중 54%는 AI로 인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크고, 12%의 직무는 AI활용으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 은행 인력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미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텐리는 저연차 은행원들의 피치북 작성과 같은 업무를 AI로 대체하고, 신규 애널리스트 규모를 3분의 2까지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보고서는 기존 은행 직원들은 거래나 계좌 정보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고객들의 재무 목표 달성 등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AI 기술의 발전에도 노동력의 완전 대체는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AI 기술의 노동력 대체 방식 및 정보는 업무별로 상이한 가운데 업무의 전면 자동화보다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AI 도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받을 전망이다. 문서를 읽는 등 단순 작업은 AI를 통해 빠르게 자동화될 수 있지만 챗봇, 관계형 대출, 자문 등 인적 교류가 요구되는 업무는 완전 자동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간 전문인력 확보의 양극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들의 경우 AI 전환 시기를 놓치거나 투자 여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AI 인력 기준 상위 10개 은행들이 은행산업 전체 AI 인력풀의 51%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미국 은행들이 유럽보다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영국 및 유럽 은행들도 AI 전문인력의 채용을 확대하며 격차 축소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은행들이 제3자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생성형 AI 모델 및 플래폼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여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소수의 업체가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AI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개별 은행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생성형 AI의 결점으로 꼽히는 내재적 편견, 블랙박스 등의 문제도 남아 이를 해결할 필요도 있다. 대부분의 거대언어모델들은 차별에 대한 민감성이 크게 부족했던 90년대에서 2000년대 인터넷상의 대화를 학습하는데 챗봇 등의 서비스에서 성별, 인종 및 문화적 편견과 고정 관념을 드러낼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 및 규제당국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가 AI 모델이 내린 판단의 근거를 파악할 수 없는 '블랙박스' 문제도 은행산업의 AI 적용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각국의 AI 규제도 이어지고 있다. EU는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AI법을 통과시키며 관련 규제를 선도하고 있다. EU의 AI법은 기술을 위험도에 따라 네 단계로 차등 규제(수용불가능한 위험 > 고위험 > 제한적 위험 > 저위험)해 2026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AI 기술의 투명성 향상을 위한 행정명령을 2023년 10월에 발표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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