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은행, 금리 인하 여력 있다"
코픽스 4개월째 하락세, 은행 "추가 인하 계획 없지만"
인하 속도와 폭은 불확실 "권력 불안정, 영향 미칠 수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은행들이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금리인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은행들의 신규 대출 금리와 관련해 "인하할 여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같은 자리에서 "소상공인과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참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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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각 사] |
은행들은 최근 상황이 금리인하 시기인 것은 인정한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3.08%로 지난해 12월 3.22%보다 0.14%p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작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일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p) 낮춰 금리가 3.92%에서 3.82%로 내려갔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1%p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2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주기형 상품의 금리를 최대 0.6%p 인하했으며,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부수 거래 조건 충족시 금리 감면 한도를 0.1%p 확대할 예정이다.
시중 5대 은행은 현재 추가 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 이미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가 시작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어지고 있어 섣부른 인하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과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알지만,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상당기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크게 가져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정치 권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를 당국에서 요구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현재 탄핵 정국에서 정치권력의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으로 차기 권력의 향배가 정해진 이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