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 집회서 대형 태극기 깃발·피켓 등 이례적 등장
"'태극기 부대'가 의미 변질시키고 왜곡…되찾을 것"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태극기는 우리 민족의 것인데 어쩌다 보니 극우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제 다시 찾아와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것으로요"
3·1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오재일 씨(부산·60대)는 집회 참석자들에게 태극기가 그려진 피켓을 나눠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씨는 "태극기를 특정 단체가 본인들 것으로 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태극기 부대라는 이름도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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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01 mironj19@newspim.com |
이날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이 개최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이례적으로 큰 태극기 깃발들과 태극기 피켓들이 여기저기 등장했다.
주최 측인 촛불행동이 삼일절을 맞이해 집회에 태극기 소지를 장려했고, 시민들도 이에 호응해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나온 것이다.
집회 곳곳에서는 태극기가 그려진 피켓을 나눠주거나, 시민들이 작은 태극기 깃발을 손에 들고 흔들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그간 극우 세력들이 태극기를 사용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했다.
3미터(m)가량 높이의 태극기 깃발을 들고 온 문 모 씨(일산·50대)는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를 극우들이 독점하고 남용하는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삼일절에 순국한 우리 조상들이 어떤 마음으로 민족을 지키려고 했는지, 그 뜻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큰 태극기 깃발을 들었다"며 "윤 대통령은 빨리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극기 피켓을 손에 든 조종대(경기도 김포·60대) 씨는 "(탄핵 반대)그 사람들이 태극기를 드는 걸 보면 화도 난다"며 "윤 대통령 최후 변론을 듣고 가슴에 울분이 터져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삼일절을 맞이해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 씨(서울 마포구·20대)는 "'태극기 부대'라는 것 자체가 태극기 의미를 변질시키고 왜곡시켰다"며 "이번 집회에 태극기를 들어 태극기 부대라는 이름을 없애고 싶다"고 했다.
곽 씨(서울 도봉구·20대)는 "삼일절은 일제 탄압 당시 우리 국민들이 주체적으로 무언갈 했다는 의미가 있지 않냐"며 "그런 부분에서 오늘 이 집회가 (삼일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대형 태극기를 뒤에서부터 앞으로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주최 측은 오후 2시 기준 연인원 8만여명, 오후 3시 30분 기준 연인원 10만여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