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트라우마' 미정산 우려...주요 식품업체들 속속 중단
"홈플러스, 대금 지급 계획 밝혀야...협상 상황에 따라 변동"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동서식품이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물량 공급을 중단했다. 오뚜기도 사실상 공급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촉발한 대금 미정산 우려가 식품가로 확산한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이날 홈플러스에 공급하는 맥심 커피믹스 등 자사 제품의 납품을 중단했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판매되던 동서식품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 |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2025.03.04 yym58@newspim.com |
오뚜기도 사실상 공급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 오뚜기는 이날부터 홈플러스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이날 홈플러스 매장 일부에는 오뚜기 제품이 공급이 중단됐다. 몇몇 매장에는 여전히 정상적 발주가 이뤄졌지만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삼양식품도 마찬가지로 이날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물량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이들 업체들은 홈플러스가 협력사 대금지급 관련 계획을 밝히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처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진행상당 기간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급지급 관련 공문이 지연되는 등 입금 계획을 밝히지 않아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며 "주말 이후 협상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CJ제일제당, 대상, 오리온 등 주요 업체들은 정상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공급 중단 및 물량 감축을 놓고 고심 중이다. 홈플러스 매장에 근무하는 자사 판촉사원을 철수시키는 업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식품업체로서는 대형마트 2위로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온 홈플러스의 위기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A업체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공급한다"며 "내수침체로 어려운 상황이고 대금을 못 받는 일도 아직 없기 때문에 물건을 파는 것이 먼저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아직 공급 중단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관련 부서별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와 협업했던 제조업체 브랜드(MPB) 출시 또는 독점 판매 행사도 한동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당장 별도 행사를 기획할 여력은 물론 파트너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