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연방하원이 국방·인프라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재정개혁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침체에 빠졌던 독일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투자자들은 또 유럽 증시가 폐장한 이후 소식이 전해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눈길을 보내는 분위기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3.36포인트(0.61%) 오른 554.30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26.14포인트(0.98%) 상승한 2만3380.70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4.95포인트(0.29%) 오른 8705.2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0.60포인트(0.50%) 뛴 8114.5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11.31포인트(1.31%) 오른 3만9533.71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07.50포인트(1.58%) 상승한 1만3354.7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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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독일 연방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재정준칙 완화와 5000억 유로(약 792조원) 규모의 인프라 기금 설립을 골자로 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정준칙 완화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될 국방 분야에 대해서는 한도 제한없이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오는 21일 연방상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데 무난하게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독일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다음주 월요일(25일) 새 의회 임기가 시작되고, 차기 연립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국방과 인프라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가 궤도에 오르게 된다.
이를 계기로 2023년 -0.3%, 2024년 -0.2% 역성장을 기록했던 독일 경제가 다시 성장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독일의 벤치마크 지수인 DAX 지수는 이날 장중 2만3465.99까지 올랐다가 재정개혁안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오름폭을 줄였다.
영국의 자산관리사 퀼터의 투자 전략가 린지 제임스는 "독일 시장이 다른 곳보다 양호한 상황에서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전략이 수행된 경우"라면서 "향후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1999년 이후 가장 급격하게 미국에서 유럽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유럽 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독일의 최고 AAA 신용 등급은 향후 막대한 재정 지출이 통합 조치로 상쇄되지 않거나 꾸준한 경제 성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섹터들은 대부분 상승으로 마감하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방산 섹터는 1.4%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행주는 2.5% 올라 지난 2011년 2월 이후 만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징주로는 영국의 정보 기술 서비스 업체인 컴퓨터센터(Computacenter)가 강력한 주문 잔고가 이어지면서 올해 경영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10.97% 급등했다.
독일 지멘스는 주력인 디지털 산업 비즈니스 부문에서 5600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뒤 1.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