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상상력을 전복시키는 스파이 스릴러물
라미 말렉, 탁월한 연기로 입체감 더해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대개 스파이들은 탁월한 운동 능력과 월등한 지능을 가져야 한다. 거기에 한술 더 보태 매끈한 미남이어야 한다. 스파이 스릴러 영화 '아마추어'는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는 반란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목이 암시하듯 라미 말렉이 맡은 주인공 찰리 헬러는 앞에서 열거한 스파이로서의 조건을 단 하나도 갖추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매력을 느끼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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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아마추어'의 주인공 라미 말렉.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5.04.09 oks34@newspim.com |
찰리 헬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근무하지만, 탁월한 분석 능력으로 암호를 해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지하 5층 통제 구역에 내려가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일이 그의 업무다. 어느 날 영국 런던으로 출장을 간 아내 세라 헬러(레이첼 브로스나한)가 괴한들에게 인질로 잡혀 목숨을 잃는다. 찰리 헬러가 소속된 CIA는 침묵했고, 진실은 묻혀버릴 위기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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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아마추어'.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5.04.09 oks34@newspim.com |
분노에 찬 찰리는 아내를 죽인 자들을 찾아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나 CIA 현장 요원 경험도 없는 그에게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CIA 특수 훈련을 담당하는 교육관 헨더슨(로렌스 피시번)은 "아무리 훈련해도 자넨 나처럼 못 돼. 자넨 킬러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아내의 복수를 위한 상대는 훈련된 킬러들이자 거대한 정보력을 갖춘 국가의 정보 기관이다. 그러나 찰리 헬러는 IQ 170의 탁월한 두뇌와 자유자재로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로 거대한 테러 집단에 맞선다.
찰리는 해킹과 검색, 분석을 통해 정보를 끌어모아 치밀한 계획으로 상대를 제거해 나간다. 그러나 탁월한 신체적 능력이나 능수능란하게 무기를 다루지도 못하는 찰리에게 순간순간이 위기다. 그래도 잠긴 문은 유튜브를 보면서 해결하고, 발 빠른 습득 능력으로 사제폭탄을 만들기도 한다. 영화는 런던, 프랑스 파리와 마르세유, 스페인 마드리드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면서 전개된다. 딥페이크와 드론이 등장하는 첩보전과 액션 장면은 다른 첩보 영화처럼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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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아마추어'.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5.04.09 oks34@newspim.com |
영화는 킬러도 현장 요원도 아닌 찰리 헬러의 눈부신 활약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소 무리가 따르는 전개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헤미안 랩소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 말렉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새로운 스파이의 전형을 만들었다. 연출은 드라마 '슬로 호시스 시즌 1'(2022)과 영화 '원라이프(2024)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제임스 하위스 감독이 맡았다. 9일 개봉.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