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제공하던 임상 술기 공백, 전문의 업무 압박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집단으로 떠난 지난해 2월로부터 1년 2개월여가 지났다. 지난해 초부터 병원 운영에 큰 혼란이 있었지만, 대학병원 외래 현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안정적으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선 표면적으로 의료 현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공의들이 제공하던 임상 술기 부분에서의 공백을 기존의 전문의 등 인력들이 메우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 업무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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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9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관에서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025.04.09 calebcao@newspim.com |
9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관의 외래진료 현장은 방문 환자들이 각 과를 방문해 차분히 진료 대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을 찾은 김모 씨(42)는 "주변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작년에는 전공의 사직 때문에 일부 과가 초진을 받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병원을 방문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본관 5층 심혈관 촬영실 앞에서 만난 60대 남성 오모 씨도 "병원을 꽤 오래 다녔는데, 사직 사태 이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생긴 것을 느끼지는 못하겠다"라며 "단순히 검사나 약을 타러 오는 사람들은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X-ray 일반 촬영실 앞 복도에서는 병원 의료진들이 촬영을 끝마친 환자를 이송침대에 눕히고 병동으로 복귀하는 등 분주히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있었다.
한 환자 보호자는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며 "병원 입원부터 지금까지 불편함을 느껴보지 못했다.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고 있다고 하는데 다들 돌아와서 힘을 보태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이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부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의료계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증가한 업무량 때문에 의정갈등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의료계 관계자 A씨는 "각 대학병원마다 PA(진료보조간호사)를 확보하고 권한을 확대해서 어느 정도 급한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전공의들이 하던 술기 등의 부분이 완벽히 상쇄된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전공의들 업무의 3분의 2정도가 해결이 됐다면, 나머지 부분은 붕 떠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A씨는 "그 부분을 기존 전문의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계속 가중되고 있다"면서, "결국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의료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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