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군사위, 노동신문 등에 입장문
김정은 "러시아와의 조약 따라 결정"
"참전용사 가족 특별 우대 국가조치"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에 전투병을 용병 형태로 파견한 사실을 자인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1만 1000명을 처음 보낸 이후 6개월 만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하루 전 노동신문과 중앙통신에 보낸 서면 입장을 보냈다"며 "러시아연방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를 격퇴‧분쇄하고 쿠르스크주의 강점지역을 완전 해방하기 위한 작전에서 영웅적 위훈을 세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전투 구분대들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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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27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위원장 김정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이 지난 4일 군 특수부대의 훈련을 참관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제11군단장 리봉춘, 노광철 국방상, 전투훈련국장 오광식, 김정은, 총참모장 리영길, 강순남 국방성 제1부상(전 국방상).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4.28 yjlee@newspim.com2025.04.21 yjlee@newspim.com |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입장문에서 용병 파견을 인정하면서 "정의를 위해 싸운 그들은 모두가 영웅들이며 조국의 명예의 대표자들"이라고 강변했다.
또 "조국은 위대한 명예를 지켜 싸운 그들의 넋을 길이 전해가야 하며 참전용사들의 가족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보살피기 위한 중요한 국가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무모한 병력 투입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상황이나 병력 규모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중앙군사위는 "러시아연방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모험적인 무력 침공을 격퇴하기 위한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다"고 주장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수반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한 우리 무력 구분대들은 높은 전투정신과 군사적 기질을 남김없이 과시하였으며 대중적 영웅주의와 무비의 용감성, 희생성을 발휘하여 우크라이나 신나치스 세력을 섬멸하고 러시아연방의 영토를 해방하는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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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6월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러 관계의 기존 조약과 선언을 대체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입장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측에 통보했다"며 "합의에 따라 공화국 무력 전투 구분대들에 러시아 무력과의 협동 밑에 우크라이나 신나치스 강점자들을 격멸 소탕하고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할 데 대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을 하달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 입장문은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참전을 결심하시면서 우리 무력의 참전이 조로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단결을 더욱 반석같이 다지고 양국의 발전과 번영을 담보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명예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사명으로 된다고 정의했다"고 덧붙였다.
중앙군사위는 "전투 포화를 헤치며 피로써 검증된 두 나라 사이의 불패의 전투적 우의는 금후 조러 친선‧협조 관계의 모든 방면에서의 확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또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위임에 따라 앞으로도 변함없이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성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조러 국가 간 조약정신에 기초한 임의의 행동에도 의연 충실할 것임을 확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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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1월 9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 턱을 부상 당해 말을 하지 못하는 북한군 포로는 26살의 저격수 장교로 알려졌다. [사진=젤렌스키X] 2025.01.13 |
북한이 그동안 감춰오던 대규모 전투병력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선 건 최근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서 러시아가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고 일정한 성과를 거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무모한 병력 투입으로 올 초까지 1000명이 사망하고 3000명이 다치는 큰 손실을 입고도 1~2월 추가로 3000명을 더 파견한 북한이 쿠르스크 탈환 등의 전황에 힘입어 마치 북한군이 큰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나선 건이란 얘기다.
북한 발표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됐던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주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했다는 점을 처음 공식 확인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부인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