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 1분기 합산 매출 12.4조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
하반기도 우상향 예정…중국 제재 상황도 우호적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1분기 합산 매출은 12조4091억원, 영업이익이 1조2409억원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수주와 미국 조선업 파트너 등 대외적 수혜 기대감에 하반기 전망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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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거 수주 물량 인도 시점과 맞물린 영업이익 '어닝 서프라이즈'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 매출 6조7717억원에 영업이익 8592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436.3% 증가하면서 증권사 컨센서스를 65.5%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2조4943억원, 영업이익 123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58%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 내기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1분기 매출액은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6%, 288.8% 증가하면서 역시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주 호황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3사 분기별 영업이익을 분석해 봤을 때 1조원을 넘긴 건 2010년 4분기 1조706억원이 마지막이다. 한화오션 역시 2020년 이후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호황기가 시작한 2022년께 수주했던 물량의 인도 시점이 도래하면서 더욱 실적이 좋았다. 선박 계약 대부분은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인도 시점에 매출로 잡히는 금액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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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HD현대미포가 2022년 인도한 16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
◆개선된 생산성에 미중 갈등 수혜…"2~3년 호실적 거뜬"
조선 빅3의 영업이익은 개선된 생산성과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 등 자사 전략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수혜,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앞으로 2∼3년간은 충분히 호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부문장(상무)은 지난 24일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능률이 올라가는 데다 공정 안정화·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며 생산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1분기 기준 생산성은 지난해 4분기 대비 8% 정도 개선됐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수익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마다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해양 공사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 연간 6% 수준의 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관세, 수수료 부과 등으로 실현되면서 한국 조선소 발주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저가 수주로 독차지하던 컨테이너선에서 조단위 수주가 이어지면서 실적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환율 상승에 따라 선가 상승분이 증폭된다는 점도 호재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2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고, 24일에는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최근 총 22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22척 수주는 금액 기준으로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이날 삼성중공업도 컨테이너선 2척을 61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생산력 강화를 위해 2027년 3월말까지 부유식 도크 1기와 6500톤급 초대형 해상 크레인도 신규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외부 임차 설비 의존도를 줄이고, 선박 생산량 및 건조 효율성 증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