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30일(현지 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가 1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0.7bp(1bp=0.01%포인트) 오른 4.181%에 마감했고,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bp 하락한 3.623%로,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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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8.17 mj72284@newspim.com |
미 상무부가 1일(현지 시각)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GDP는 연율 기준 -0.3% 감소하며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4%)와 비교해 급감한 수치로, 역성장은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역성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폭탄' 여파로 기업들이 물류비용 급등을 피하려 수입을 앞당기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물가 지표는 급등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3.7%로 전기(2.3%) 및 예상치(3.0%)를 모두 웃돌았다. GDP 디플레이터는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주요 경제 지표 중 하나로, 명목 GDP와 실질 GDP의 차이를 통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한다.
이에 대해 가이 르바스 제니 몽고메리 스콧 수석 채권 전략가는 "지금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물가 압력이 여전하고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되고 있다"며 "연준의 향후 대응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6% 상승했으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3.5%를 기록해 전기(2.6%) 대비 큰 폭 상승했다.
다만 3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3% 상승하면서 작년 9월(2.1%) 이후 가장 작게 올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날 금리 선물시장에선 연준이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해 연말까지 4차례(총 100bp) 인하할 가능성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연준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3.25~3.50%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국채 발행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고, 유동성 강화를 위한 바이백 프로그램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대보다 공격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아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실망감도 나타났다.
이날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상승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수치가 예상에 대폭 못 미쳤지만, 일부 지표가 시장의 최악 우려보다는 나았다는 평가가 나오며 달러화의 강세를 이끌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0.3% 오른 142.77엔에, 유로/달러는 0.54% 내린 1.1329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1분기 GDP는 연율 기준 -0.3% 감소했다. 시장 예상은 +0.3% 성장이었지만, 골드만삭스(-0.8%), JP모간(-1.75%)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제시했던 비관적 전망보다는 양호했다.
이번 역성장은 관세 시행 전 수입 급증이 주원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 예고에 대응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들여오면서, 수입이 전분기 대비 41.3% 급증했다. 소비는 비교적 견조했다. 특히 헬스케어 서비스 소비가 2.4% 증가하며 전체 소비를 떠받쳤다.
뉴욕의 웰스파이어 어드바이저의 수석 부사장 올리버 퍼쉬는 로이터에 "GDP 감소분 상당수가 수입 급증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보정하면 성장세는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지만, 2분기 전망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머니콥의 유진 엡스타인 북미 트레이딩 총괄 역시 "GDP와 고용지표는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높은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경제에 가장 나쁜 조합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