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미복귀 제재 아냐, 수업 수용 여력 부족"
다수 의대, 신입생 수강 우선권 조항 신설 예정
유급 의대생 수업 참여 난항…최소 2년 공백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일부 대학에서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에 대해 대규모 제적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4월에 유급되는 의대생들은 최소 2년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과대학은 수업 과정이 1년 단위로 짜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번 학기에 유급되면 다음 학기에 수업을 듣기 어려워 4월 유급 시 올해 중 '중간 복귀'를 통한 수업 참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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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모습/뉴스핌DB |
3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트리플링'(Tripling) 현상이 발생했을 때 2026학번에게 수강 우선권을 주는 등 의과대학 학칙 변경을 허용할 방침이다. '트리플링'은 세 개 학년(2024·25·26학번)이 동시에 입학해 수업을 받는 구조를 말한다.
우선 각 의대는 2026년도 의대 신입생에게 수강 우선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 경우 올해 유급된 학생들이 내년에 복귀해도 수강 우선 순위에서 밀려 수업 신청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트리플링이 상당히 우려된다. 수강 인원 제한 규정 등을 만들거나 정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논의도 하고 있다"며 "학교가 (트리플링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각 대학이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의대생 복귀율이 저조해 트리플링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트리플링이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2026학번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는 내용 등의 학칙 개정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이 사실상 '2년 복귀 제한'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내년에도 교육 여건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복귀생들의 수업 참여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유급된 의대생들의 학업 복귀가 장기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공감대가 높다. 내년에 신입생을 포함해 3개 학년이 동시에 입학하는 '트리플링' 현상이 발생하면, 기존 강의실·교수 인력·실습 환경 등에서 복귀 의대생을 추가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복귀 의대생 규모는 약 6400명으로 알려져 있다.
복귀 학생이 늘어날수록 개별 대학이 감당해야 할 행정·교육 부담도 적지 않다. 의대 교육은 이론과 실습이 함께 진행돼 개별 교수나 조교의 업무 난이도가 크다. 각 대학은 이미 신입생 수용을 위한 강의실 배정, 실습 조 편성 등을 마친 상태다.
트리플링 대안으로 거론된 '2026년도 의대 신입생 수강 우선권'에 대해 교육부는 학사 운영 정상화와 교육의 질 유지 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교육 여건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강 우선권으로 미복귀로 제적된 학생들에 대한) 수강 제한은 패널티로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교육 수용 여건이 안 된다"며 "(예를 들어) 100명을 가르치던 학교에 320명, 350명이 수업을 듣겠다고 몰리면 현실적으로 수업 진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여건이 불가능한 상황 때문"이라며 "대학별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실적 수용 능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