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우선순위에 놓였던 일본이 '선두 그룹'에서 탈락했다.
미국은 8일 영국에 이어, 12일 중국과 관세 합의를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과 두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측은 일본과의 협상에는 시간이 걸리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중, 미영 간 협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당분간은 미중 협상이 우선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12일, 상호 부과한 추가 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의 과잉 생산 해소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을 둘러싼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미중 협상이 우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에서도 일본과의 협상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8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영국과의 협상과 비교하며 "일본과 한국과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거래가 조속히 성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9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각국과 관세 협상을 시작하면서 "일본이 줄의 맨 앞에 있다"고 발언했다. 미일 동맹 관계 등을 고려해 일본이 우선 협상 대상이 될 것이란 낙관론은 이미 사라졌다.
베선트 장관, 러트닉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여러 나라와 동시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측이 중국과의 협상을 우선시하게 된다면, 일본과의 협상 일정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지난 1일 열린 두 번째 미일 협상에서도 차후 일정 조정이 난항을 겪어,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상이 급히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다음 협상은 5월 중순 이후 일정을 조율해 집중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언제 열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 측의 해외 순방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협상은 5월 하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상호 관세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에 부과된 25%의 추가 관세 전면 재검토도 요구하고 있다. 대신 미국산 쌀 수입 확대, 조선업 협력 등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협상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합의에 이르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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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왼쪽)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 경제재생상 [사진=NHK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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