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의 선두주자 엔비디아(NVDA)가 중국 상하이에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이러한 계획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로 중국쪽 매출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상하이에 약 2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영업 및 관련 지원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궁정(龔正) 상하이 시장과 만나 R&D 센터 건립 계획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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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달 18일 궁정 상하이 시장을 만난 황 CEO는 "상하이는 엔비디아의 핵심 연구개발(R&D) 거점"이라 말하고,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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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엔비디아는 기존 직원과 향후 늘어날 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상하이에 새로운 사무실 공간을 임대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신설 예정인) 상하이 R&D 센터의 경우, 중국 고객사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과 미국 정부의 규제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기술 요건 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상하이에 R&D 센터를 두더라도 지식재산권 이전과 관련한 법적 문제 때문에 핵심 설계와 생산은 계속 해외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준수에 필요한 변경 작업을 위해 중국으로 GPU 설계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FT에 알렸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상하이 팀은 반도체 설계의 검증과 기존 제품의 최적화 그리고 자율주행과 같은 분야별 집중 연구를 비롯해 글로벌 R&D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중국 내 AI 부문 인재 확보에도 열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딥 러닝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끌고 세계적인 규모로 경쟁할 수 있는 ASIC 설계 분야에서 일할 엔지니어를 모집한다'는 채용공고를 상하이 현지에 냈다.
상하이 시(市)정부는 엔비디아의 R&D 센터 설립 계획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한 소식통은 엔비디아가 미국 행정부의 승인을 얻기 위해 로비 활동을 벌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14%(170억 달러)를 차지했다. 황 CEO는 향후 2년 안에 중국 시장 규모가 50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황 CEO는 지난주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 주최 행사에서 "우리는 미국의 표준이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는 AI를 구축하고 싶다"면서 "특정 시장을 완전히 떠날 경우 다른 기업이 뛰어들 게 분명하다"고 했다. 가령 "화웨이는 매우 강력한 기업으로 (우리의 이탈로 빈 자리가 생기면) 그들이 뛰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인 '어센드'(Ascend)를 사용하는 국가는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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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