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 견인
프로 부문 회복세가 동력으로 작용
구조조정 성과에 투자자 관심 집중
관세 리스크에도 연간 전망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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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 자동차 부품 소매업체 어드밴스 오토 파츠(종목코드: AAP)의 주가가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시 60%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년간 계속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부품 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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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밴스 오토 파츠 로고가 적힌 표지판 [사진=블룸버그] |
◆ 예상 뛰어넘은 1분기 실적이 주가 급등 견인
22일 어드밴스 오토 파츠의 주가는 전일 대비 57.04% 오른 49.17달러로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50.04달러까지 치솟아 59.8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회사가 발표한 2025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은 데다가 회사가 불안정한 거시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4월 19일 마감한 1분기 조정 주당 손실을 0.22달러로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인 0.82달러 손실보다 훨씬 양호한 수치였다. 이 기간 매출은 2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5억달러는 상회했다.
셰인 오켈리 어드밴스 오토 파츠 최고경영자(CEO)는 "매장 공간 최적화를 완료하는 한편 전략적 이니셔티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 1분기 실적의 핵심 포인트
어드밴스 오토 파츠의 1분기 성과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프로페셔널(Pro) 부문의 회복세다. 이 부문은 8주 연속 긍정적인 동일 매장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동일 매장 매출은 0.6% 소폭 감소에 그쳤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 예상치인 -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조정 EBIT 손실도 약 800만 달러로, 월가의 트루이스트가 예상했던 4900만 달러 손실과 비교하면 현저히 개선됐다.
◆ 미국 자동차 부품 업계의 명암
미국 자동차 부품 소매 시장은 팬데믹 이후 특별한 호황을 누려왔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새 차 구매를 미루고 기존 차량의 수리와 정비에 집중하면서 애프터마켓 부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상당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호황 속에서도 업체별 성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업계 선두주자인 오토존(AZO)의 주가는 올해 들어 20.53%, 최근 1년간 38.94% 상승했다. 오릴리 오토모티브(ORLY) 역시 연초 대비 15.09%, 1년간 39.85% 올랐다. 반면 어드밴스 오토 파츠는 22일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년 전과 비교하면 29.17% 하락한 상태다.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오토존과 오릴리가 200% 이상 상승한 반면, 어드밴스 오토 파츠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1929년 설립된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본사의 이 회사가 동종업계에서 뒤처진 이유는 무엇일까.
◆ 과거 실수와 구조조정의 과정
어드밴스 오토 파츠의 부진은 몇 년 전 문제가 있었던 도매 부품 유통 회사 월드팩(WorldPac) 인수 영향이 컸다. 이 인수는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회사의 수익성을 훼손시켰다. 이후 회사는 해당 사업을 매각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과거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현재 회사는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수익성이 낮은 수백 개의 매장을 폐점하는 동시에 더 나은 입지로 판단되는 곳에 새 매장을 개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매장 최적화 작업이 완료됐다는 오켈리 CEO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구조조정의 기초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 관세 정책의 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자동차 부품 업계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산 부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는 업체들의 원가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애프터마켓에서 관세 부담은 상당한 압박 요인이다.
하지만 어드밴스 오토 파츠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회사는 2025회계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1.50~2.50달러, 매출을 84억~86억달러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오켈리 CEO는 "현재 시행 중인 관세에 대한 완화 조치를 반영했다"며 "최근 시행된 관세가 매우 역동적인 경제 환경을 조성했지만, 우리 팀은 턴어라운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관세 리스크를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급망 다변화나 가격 조정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 높은 공매도 비중이 말하는 것
어드밴스 오토 파츠 주식의 17% 이상이 공매도되어 있다는 사실은 시장의 회의적 시각을 보여준다. 이는 상당수 투자자들이 여전히 회사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22일 같은 주가 급등 시 숏 커버링(공매도 청산)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높은 공매도 비중은 회사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반영하지만, 역설적으로 긍정적 서프라이즈 발생 시 더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22일 57% 급등도 이런 메커니즘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트리스탄 토마스-마틴 애널리스트는 주식의 빠른 상승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잠재적인 숏 커버링을 언급했다.
◆ 투자은행들 목표주가 대폭 상향
셰인 오켈리 CEO의 리더십 하에 진행된 턴어라운드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BMO 캐피털 마켓은 목표주가를 40달러에서 50달러로 25% 상향 조정하며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트리스탄 토마스-마틴 애널리스트는 특히 '프로' 사업 부문의 강력한 실적을 호재로 꼽으며, 22일 하루에만 주가가 57% 급등한 배경을 회사의 견고한 분기 실적과 내부 개선 계획의 긍정적 진전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주가를 43달러에서 48달러로 올리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케이트 맥셰인 애널리스트는 매출과 수익 모두에서 기대치를 상회한 1분기 실적을 경영진의 사업 턴어라운드 노력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했다.
트루이스트 증권은 가장 파격적인 상향 조정을 단행했다. 목표주가를 34달러에서 51달러로 50% 인상하며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33달러에서 39달러로 올렸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