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제동…美 법원, '상호주의 관세' 무효 판결
반도체·빅테크 동반 강세…엔비디아발 랠리 확산
5월 증시 'AI+무역완화' 훈풍…S&P·나스닥 월간 최고치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9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주의 관세' 조치에 제동을 걸면서 관세 완화 기대가 커졌고, 여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15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전장 대비 85.00포인트(0.20%) 오른 4만2,255.00에 거래되고 있으며, S&P500 선물은 44.75포인트(0.76%) 상승한 5,948.50, 나스닥100 선물은 275.25포인트(1.29%) 전진한 2만1,655.00에 각각 거래됐다.
![]() |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 법원, '상호주의 관세' 무효 판결...엔비디아발 랠리 확산
이날 장을 끌어올린 첫 번째 재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법원 판결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전날 오후, 트럼프가 4월 2일 발표한 '상호주의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남용이라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쿠웨이트국립은행(NBK)은 "이번 판결은 트럼프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미국과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연방항소법원이나 연방대법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상승 재료는 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다.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9% 증가했고,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3%나 늘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 속에서 고객들이 미국의 수출 제한 전에 AI 칩을 선제 확보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엔비디아는 향후 분기 수출 규제로 인해 약 80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6% 넘게 급등했으며, ▲암홀딩스(ARM) ▲마이크론(MU) ▲브로드컴(AVGO)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IC)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도 2~3%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테슬라(TSLA) ▲메타(META) ▲알파벳(GOOGL) 등 기술 대형주들도 시간 외 거래에서 1~2%대 상승했고, 최근 트럼프의 관세 위협 대상이었던 ▲애플(AAPL)은 1.8% 오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5월 증시 'AI+무역완화' 훈풍…S&P·나스닥 월간 최고치 전망
5월 들어 S&P500은 5.7%, 나스닥은 9.5% 상승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AI 관련 수요 확대와 무역 긴장 완화,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전날 공개한 5월 FOMC(6~7일 개최)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사이의 '어려운 균형(trade-off)'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통화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소폭 상향됐다. 미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잠정치)이 연율 기준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된 -0.3%보다 0.1%포인트 상향된 수치지만, 2024년 4분기의 2.4% 성장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입 급증이 1분기 미 경제가 역성장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고 수입을 늘리면서 1분기 수입이 전년 대비 42.6% 증가했고, 이는 전체 성장률을 약 5%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문가들은 수입 급증이 일시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에 2분기 미국의 GDP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무역 긴장,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경제 회복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에 나눠 발표된다. 오늘 발표는 잠정치이며 확정치는 내달 26일 발표된다.
역시 개장 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4,000건 증가한 24만 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2만9,000건)를 상회했지만, 여전히 고용시장 강세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2만 건으로, 고용 유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업 실적 발표에서는 글로벌 PC·프린터 업체 ▲HP(HPQ)가 부진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개장 전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다.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BY)도 매출 전망 하향 조정에 3% 넘게 하락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