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3일 밤(한국시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이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오후 11시 51분쯤 한국 방송 3사의 개표 방송을 인용해 "개표율이 40%를 넘긴 가운데 KBS와 MBC, SBS 등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방송은 "한국의 새 대통령은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나라와 미국의 관세에 불안을 느끼는 기업들, 도널드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동맹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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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 인터넷 화면 캡처.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미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는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 절실히 필요한 정치적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여론조사 전문가인 통일연구원의 이상신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이재명 후보는 최근 몇 달 동안 중도 노선으로 전환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소외된 중도 및 보수 유권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FT는 또 이재명 후보는 미국과의 동맹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5년 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뿌려놓은 분열과 마주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몇 달 동안 한국의 거리에는 많은 군중들이 뛰쳐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규탄하거나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탄핵이 촉발한 리더십 공백은 국가 외교 활동과 금융 시장은 충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대선 캠페인 초기부터 선두를 지켰던 이재명 후보는 경기 침체와 트럼프의 무역 전쟁, 북한의 핵 위협 등 여러 가지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유소년 시절 화학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인권변호사 출신이라고 소개하면서 2017년 저서 '대한민국을 혁신하라'는 단행본에서 그는 "성공적인 버니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최근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재명 후보는 이전에 자신이 당선될 경우 군사 핫라인을 포함해 서울과 북한 간 통신 복구를 추진하겠다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는 중국과의 관계가 이전 정부 때 '최악의 상태였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재명 후보는 한·미 관계를 포괄적인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일본과 관련된 과거 역사 및 영토 문제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출구 조사 때부터 "공장 노동자 출신의 중도좌파인 이재명 후보가 압승이 예상된다"고 보도하면서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와 법적 왜곡, 전례 없는 대통령 대행 체제 등으로 점철된 6개월 간의 정치적 혼란이 종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자이퉁(FAZ)은 "이재명 후보는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노동자 권리 강화, 중국 및 북한과 관계 개선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