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로부터 교훈' …"부채·인구·기술 변화에 폐쇄적으로 적절히 대처 못해"
韓 민간부채 수준 90년대 日 버블기 최고에 근접…작년 축소는 그나마 긍정적"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우리나라도 이웃 일본처럼 부채, 인구, 기술 등의 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저성장과 저물가의 장기 경기 침체를 면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Bok 정책이슈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 경제가 과거 정부 주도 산업정책과 일본식 시스템의 순기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고도 성장을 달성했다"며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부채 ▲인구 ▲기술·생산 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성장잠재력이 저하됐으며 버블붕괴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됐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일본경제가 "개방적 태도로 변화하려 할 때 발전했고 폐쇄적으로 변화를 멈추자 발전도 멈추었다"고 총평했다.
이어 "우리나라 또한 부동산발 가계부채가 누증되어 왔으며, 저출산․고령화 속도는 오히려 일본보다 빠른 데다 글로벌 기술·통상 환경은 치열한 첨단기술 경쟁하에 기술선도국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며 "일본경제의 경험은 현재 우리에게 크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의 자산 버블 붕괴 경험에 대해 "부동산발 부채누증은 사전에 단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고, 부채가 이미 부실화되었을 경우 이를 신속히 구조조정하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의 민간부채는 일본 버블기 최고 수준(1994년 214.2%)에 근접(2023년 207.4%)했으며 제조업보다는 부동산업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한 이후에도 특별한 구조개혁 없이 부동산 자금쏠림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다만 오르기만 했던 민간레버리지가 정책당국간 공조를 통해 2023년 분기 평균 208.2%에서 2024년 202.4%로 낮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인구감소와 관련해 "우리 나라도 생산 연령인구와 총인구가 각각 2017년,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등 일본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일본이 인구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여 2010년부터 인구감소가 없었다면, 2010~24년중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0.6%p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결론으로 "일본의 과거 경험에서 우리 경제수준에 비해 노후화된 경제구조를 혁신창조적으로 파괴해야만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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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025.06.05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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