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파키스탄에 대한 8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승인했다. ADB의 지원을 반대했던 인도는 파키스탄의 자금 오용이 심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현지 시간)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ADB는 파키스탄의 재정 지속 가능성 강화 및 공공 재정 관리 개선을 위해 3억 달러의 정책 기반 대출과 5억 달러의 정책 기반 보증이 포함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3일 승인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1일 마사토 칸다 ADB 총재를 만난 지 3일 뒤 파키스탄에 막대한 자금이 지원된 것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파키스탄에 제공하는 "어떤 형태의 자금 지원"에도 강하게 반대해 온 인도는 ADB의 이번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ADB 창립 회원국인 인도는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인도는 ADB에 보낸 의견서에서 파키스탄의 국방비 지출 증가, 취약한 거버넌스, 군의 지나친 경제 개입을 이유로 파키스탄에 대한 금융 지원을 반대했다.
또한, 파키스탄의 경제 개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ADB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모니터링 체계에 의문점이 남는다며, 파키스탄의 경제적 불안정이 ADB에 신용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파키스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징수 비율이 2017/18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의 13.0%에서 2022/23회계연도 9.2%로 감소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인 19%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의 국방비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세수는 감소한 반면 국방비 지출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원조 자금이 의도된 개발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소식통은 또한 "파키스탄의 국경 간 테러 정책은 역내 안보 상황을 악화시켰고 국가의 거시 경제적 위험을 크게 확대했다"며 "이는 ADB의 리스크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최근 파키스탄과 6년 만에 무력 충돌하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인도는 국제 사회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에서는 "파키스탄에 대한 금융 지원이 국경을 넘는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1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집행 표결에 기권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파키스탄에 대한 제재도 추진 중이다. 파키스탄이 2022년 FATF의 테러 자금 지원국 명단에서 빠지면서 무역·투자 접근성이 개선됐지만 인도는 파키스탄을 다시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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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5월 14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레인저스와 인도 국경 경비대 군인들이 양국 국경 검문소인 와가 보더에서 국기 강하식을 갖고 있다. 2025.05.22 hongwoori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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