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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빚 탕감" 배드뱅크 속도...은행 출자 유력해 '우려'

기사입력 : 2025년06월11일 16:19

최종수정 : 2025년06월11일 16:19

추경·은행권 재원으로 바탕 캠코 산하 설치 검토
20조 추경, 코로나빚 역부족…은행 의존 불가피
도덕적 해이…"담보대출 제외 등 방식 고민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한을 늘려줬던 소상공인 대출 만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채무조정을 위한 '배드뱅크'를 설치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은행권 출연 재원을 바탕으로 배드뱅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 때에도 소상공인 이자지원 등 상생금융에 수조원을 지원했던 은행들은 또다시 부담을 떠안게 된 터라 재원 부담의 우려가 크다. 학계에서는 공적·사적 비용부담을 지고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만큼 실질적인 소상공인 재기와 도덕적 해이 논란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한을 늘려줬던 소상공인 대출 만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채무조정을 위한 '배드뱅크'를 설치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종료 시점부터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한 모습.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민간재단 등 비영리법인을 통해 취약계층 부실대출을 사들여 소각할 계획을 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개인금융 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 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변경을 통한 비영리법인의 개인 부실채권 매입 허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실상 배드뱅크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배드뱅크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대출 자산을 이전받아 채무를 조정하고 채권을 소각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아직 논의 단계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 시절 주도한 빚 탕감기관 '주빌리은행' 방식과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빌리은행은 채무 탕감을 위해 금융회사의 장기 연체 채권을 원금의 3~5% 가격에 매입하고, 연체된 채무자가 원금의 7%를 갚으면 나머지를 전부 소각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배드뱅크에 필요한 재원은 추경과 은행권 출연으로 충당하고, 민간 금융회사의 장기 연체 소액채무를 매입할 핵심 조직 배드뱅크는 캠코 산하에 설치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 주도 아래 공공기관, 비영리 특수법인까지 거들고 있지만 재원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빌리은행의 경우 개인, 기업 후원금 등 민간 모금까지 재원으로 활용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10일) 기재1차관과 2차관을 각각 임명하며 2차 추경 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예상 규모는 최소 20조원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당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지원됐던 정책대출 중 9월 말까지 만기를 연장한 금액이 3월 말 기준 약 47조4000억원 상당임을 감안하면 넉넉하지 않은 규모다. 배드뱅크가 둥지를 틀 캠코 역시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213.73%로 2023년말(181.73%) 대비 크게 상승해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신복위는 기존에도 자금 여력이 부족해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에 재원 부담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에 1조8934억원을 썼다.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상생금융에도 2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미 사회공헌·상생금융에 수조원을 쓴 터라 배드뱅크에 대한 은행권의 심정은 복잡하다. 성실 차주와의 형평성도 고민거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취약계층 금융소비자 부담 완화 취지에 공감하고, 정부 주문에 최대한 협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은행 사정도 마냥 좋지만은 않다. 금리 하락으로 최근 이자수익이 감소하고 있고, 경기 불황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대출마진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회사임에도 공익을 위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상생금융 규모도 상당한 편인데, 정부 주문이라는 강압성을 띈다면 시장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반환하는 성실 차주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학계의 문제의식도 같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실채권의 효율적 관리,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 강화, 취약계층 재기 지원 측면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국민 세금 등 공적 자금 투입으로 채무를 탕감하는 구조는 정책금융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돈을 갚지 않는 부실채무자가 더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대출금을 그동안 성실하게 상환해 왔던 차주들의 상대적 박탈감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장치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도덕적 해이 논란, 비용부담을 감수하고 출범한다면 채권 유형에 따른 정교한 운영 방식 구축 필요성도 대두된다. 서지용 교수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부실채권은 그 구조가 복잡하고 채권자도 다양하다. 은행별로 채권 구조와 부실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출자 비율이나 채권 평가, 매입 규모에 관한 신중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며 "기존에도 캠코와 같은 부실채권 전담 기구가 존재했기 때문에 새로운 비용을 들여서 만드는 조직인만큼 기존 조직과 차별화되는 실효성과 효율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담보대출 차주는 빚 탕감 대상 후순위에 배치하거나 아예 제외하는 방법이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든 자영업자든 우리나라 대출의 60%는 담보대출"이라며 "건물·상가 등 부동산 구입에 사용한 담보대출은 제외하고 신용대출만 해결해 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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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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